모로코 지진 이어 리비아 '폭우 대홍수'...사망자 1만명 넘을 수도

많은 비와 강한 폭풍 '다니엘'로 댐 무너지고 두 번째 댐마저 터져 도시 휩쓸어
"시신 수십구씩 해안으로 밀려와"…수천구 수습·절반 매장
세계 각국 지원 잇따르나 리비아 동부는 무정부 상태로 구조에 속수무책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강진으로 수천명의 인명 피해를 낸 데 이어 이번에는 같은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대홍수가 발생해 사망자가 1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외신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열대성 폭풍우 '다니엘'이 리비아 데르나주를 휩쓸고 가 이 시간 현재  6천명 이상이 숨졌다. 실종자도 최소 1만명에 달하는 가운데 지중해로 쓸려갔던 시신이 수십구씩 해안으로 떠밀려오면서 사망자가 1만명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인한 동부 항구도시 데르나의 사망자가 이날 오전 현재 6천명으로 늘었다고 현지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전문가들은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동반한 폭풍 다니엘로 데르나에서 약 12km 떨어진 댐이 무너지고, 쏟아져 나온 물이 계곡을 휩쓸고 내려가 데르나에서 가까운 두 번째 댐마저 터뜨리면서 참사가 벌어졌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리비아 동부 정부의 아부 치쿠아트 민간항공부 장관은 "바다에서 시신이 수십구씩 해안으로 밀려오고 있다"고 밝혔다.

 

오스만 압둘잘릴 보건장관은 이날 오전까지 수천 구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정도를 매장했다고 AP 통신에 전했다. 압둘잘릴 장관은 구조대가 밤낮으로 거리와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흩어져 있는 시신을 수습하고 있으며 일부 시신은 바다에서 떠밀려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 10만명의 동부 항구도시 데르나에서는 열대성 폭풍 다니엘이 지난 10일 리비아 동부를 강타하며 외곽에 있는 댐 2곳이 붕괴하면서 대홍수가 났다.
 

지난 10일 촬영된 영상에는 홍수로 불어난 물이 데르나를 가로질러 흐르고, 차들이 물살에 맥없이 떠내려가는 모습이 찍혔다. 낮이 되자 뒤집힌 차량과 진흙으로 뒤덮인 거리 등 곳곳에 대홍수가 할퀴고 간 상처로 가득했다.

 

동부 정부의 관계자는 "도시의 20%가 물에 휩쓸렸다"며 많은 시신이 바다로 떠내려갔다고 말했다. 건물 잔해에 깔린 시신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리비아에서 이같이 유례없는 대참사가 벌어지자 세계 각국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 지원팀이 현장에 도착해 진행 중인 구호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미국도 리비아 구호 활동을 위해 현지 당국, 유엔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접국 이집트가 구조·수색 지원을 위한 군과 장비를 파견하기로 했고, 튀니지, 알제리,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등도 힘을 보탰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 국민군(LNA)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 서부 트리폴리 통합정부(GNU)가 대립하는 사실상의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로코가 중앙집권식 행정과 폐쇄적 의사결정으로 인해 재난 대응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사상자 증가의 한 원인이라며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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