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오송 궁평 지하차도 수몰 사고 또 인재

금강홍수통제소 “주민통제라는 말에는 교통통제 의미도 포함된다
청주시 "금강홍수통제소가 ‘교통통제’라는 단어 쓰지 않아 차량 통제하지 않았다"
사고와 관련, 원인 파악과 예방책, 대처 미흡에 대한 지적이 따를 것
사고 후 철저한 교통 통제...사후약방문은 이제 그만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선임 기자 | 충북 오송 궁평지하차도 사고는 물난리에 교통통제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제방이 무너져 사고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오후 1시경 기자가 찾은 사고 현장은 철저하게 통행 제한이 이뤄지고 있었다. 사고가 난 뒤 양방향 차량 진입이 어려운 판에 차량 통행 제한은 사후약방문이란 인상이 짙었다.

 

오송역 방향에서 궁평지하차도로 들어가는 세종-청주공항간 도로의 오송역 램프에서 차량을 통제하고 있는 충북도로관리사업소 김성현씨(40)는 "사고 이후부터 차량을 통제하고 있는데, 통행을 허용하더라도 지하차도가 물에 잠겨있어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행히 일요일이라 통행 차량이 많지 않아 우회 도로를 이용하는데도 불편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궁평 지하차도 양방향 모두 차량들이 궁평지하차도를 거쳐갈 수 없어 왕복 4차선 도로는 텅 비어 있었다. 오송역 방항에서 궁평지하차도로 들어가는 입구에 취재 차량과 육군 37사단 병력의 수송차량과 트럭이 길가에 멈춰있었다. 병사들은 생수와 생필품을 나르며 교대로 작업에 투입될 것에 대비하고 있었다. 

 

37사단의 한 병사는 "15일부터 사고 지역 대민 사업차 중대 병력이 차출되었으며,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지원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송역에서 사고 현장으로 진입하는 나들목과 청주 공향에서 궁평 지하차도로 진입하는 구간 입구에 모든 차량이 통제되고 있었다. 통제구간에서 교통 진행을 단속하는 충북 흥덕경찰서 경찰관에 따르면, 사고 수습과 대처에 대해 질문하자 대책본부의 공식 브리핑을 가지고 기사화 해달라고 요구했다.  

 

충북도와 충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궁평 지하차도에서 시신 1구가 추가로 발견돼 사망자는 모두 9명으로 늘어났다. 

 


흥덕구청의 대처 미흡과 철교 공사중인 행복청이 쌓은 제방 부실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국가하천인 미호강의 홍수를 관리하는 금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15일 오전 4시10분 미호강 홍수주의보가 홍수경보로 변경됐다. 이후에도 미호강 수위가 9.2m까지 높아지자 금강홍수통제소는 오전 6시30분쯤 유선전화로 청주 흥덕구청에 주민대피 및 주민통제의 필요성을 알렸다.

 

금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주민통제라는 말에는 교통통제 의미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충북도와 청주시의 교통통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충북도 관계자는 “홍수경보가 발령됐다고 무조건 교통을 통제하는 것은 아니다”며 “도로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통제를 하는데, 당시 미호강 범람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고, 도로도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청주시측은 금강홍수통제소가 ‘교통통제’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 차량을 통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사고 지점에서 200여m 떨어진 미호강 철골 가교 사이의 임시 제방 붕괴로 지하차도가 침수된 것으로 확인되자 제방의 부실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철골 가교와 임시 제방 공사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하고 있는 중이었다. 

 

 

한 농민은 “사고 무렵 포크레인 한대가 모래를 긁어 제방을 쌓고 있었다”며 “감리단장이라는 사람이 있길래 공사를 엉성하게 한다고 따졌다”고 했다. 그러던 중 제방을 쌓고 방수포로 덮어놓은 곳에서 제방이 무너졌고, 이 물이 지하차도와 농지를 덮쳤다고 전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톤백을 밑에 쌓은 뒤 윗부분은 흙 다짐 방식으로 제방을 만든 뒤에 이날 보강작업을 하던 중이었다”며 “부실 때문에 제방이 무너진 게 아니라 폭우로 강이 범람해 무너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는 15일 오전 8시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를 미호강에서 범람한 흙탕물이 덮치면서 미호강 제방이 무너져 순식간에 지하차도 상부까지 침수돼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6일 오후 2시 기준 오송 지하차도의 내부 수색 과정에서 총 8명의 시신이 인양됐다. 전날 숨진 채 발견된 1명을 포함하면 총 사망자 수는 9명이다. 지하차도 내 차량 15대가 수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인명피해가 더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서정일 청주서부소방서장은 16일 오전 오송 궁평 제2지하차도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버스 앞쪽, 버스 출입구 쪽, 버스 뒤쪽, 버스 뒤편에서 실종자 5명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추가 탑승객 여부는 차량 내부에 침전물과 부유물이 많아 추가 수색작업 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일 소방서장은 “대형포방사시스템을 활용해 계속 배수 작업을 진행했다”며 “인력 399명과 장비 65대를 동원해 현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지하차도의 배수작업이 완료되면 정확한 피해 현황이 파악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사고와 관련해 원인 파악과 예방책, 대처 미흡에 대한 지적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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