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0만명 앓는 대상포진..어떻게 예방할까

한국재난안전뉴스 =  조미라 하나로의료재단 가정의학과 전문의 | 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 그런데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예방접종만 마치면 될까. 이들과 더불어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대상포진 예방접종이다.


대상포진은 피부에 발진이 일면서 수포와 함께 가려움증 및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과거 수두를 앓았던 이들의 신경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 VZV)’가 면역력이 저하됐을 때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면역력이 저하되면 발생할 수 있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률이 높아지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대상포진 환자 71만 2000명 중 64%가 50세 이상이었다. 그중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약 1.7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50대이후 중년 여성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 있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야 한다. 대상포진의 주증상은 통증과 발진이다. 그중 통증은 몸의 한쪽 부위가 칼에 베인 듯 쓰리거나, 바늘로 찌르는 듯 콕콕 쑤시거나, 화끈거리는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며, 두통이나 발열, 피로감 등을 동반한다.

 

발병 초기에 환자가 피부 병변 없이 통증만 있는 경우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초기 치료를 놓치는 경우도 생긴다. 통증이 나타난 후 띠 형태를 이루는 피부 발진과 수포(물집) 등이 발생하며, 2~4주 정도 지나면 대부분 치유되지만 흉터나 색소 침착을 남기기도 하고, 일부 통증은 장기간 지속되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 대상포진 치료 역시 시작이 빠르면 빠를수록 더욱 효과적이다. 빠른 치료는 병변의 치유를 촉진하고, 통증의 강도와 기간을 감소시키며, 감염의 확장을 억제할 뿐 아니라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 증상이 나타났다면 지체 없이 의사의 진단을 받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눈가나 귀, 얼굴에 대상포진이 생기는 경우 시력과 청력 장애, 안면 마비 및 뇌수막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해당 전문과의 빠른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예방할 수는 없을까. 현재 대상포진을 가장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50세 이상의 성인과 50세 미만이더라도 면역력 저하로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높은 경우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 또한 대상포진을 앓은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면역력이 저하되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대상포진을 앓은 후 1년 이상 경과하였으면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대상포진 예방 백신은, 유전자 재조합 백신(상품명: 싱그릭스)과 바이러스는 살아 있지만 독성이 제거된 약독화 생백신(상품명: 조스타박스·스카이조스터)으로 구분된다. 백신 종류에 따라 접종 대상과 횟수, 예방 효과 등에서 차이가 있다.

 

고령자는 같은 백신을 맞아도 면역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므로, 면역원성 효과가 더 높은 유전자 재조합 백신을 우선 권고한다. 또한, 이전에 생백신으로 접종했더라도 효과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면 유전자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의 추가 접종을 고려할 수 있으며, 최근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나 폐렴구균과 함께 접종하는 것도 가능하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이 대상포진을 완벽히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예방접종을 하면 대상포진 발병 시 증상을 줄여 주고, 후유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감소시킨다. 그러므로 신체 노화로 면역력이 저하되는 50대 이상 성인은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면역력 저하의 원인이 되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로는 가능한 한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 습관을 유지하여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에서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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