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노혜정 기자 | 처음으로 살아있는 사람의 폐 깊숙한 곳에서 미세 플라스틱 오염물질이 발견 돼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 영국 가디언지 등 의학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수술을 받은 13명의 환자에게서 채취한 조직 샘플을 분석한 결과 11명의 환자에게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가장 흔하게 발견된 입자는 플라스틱 포장·파이프에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과 평에 사용되는 PET(페트)였다.
연구원들은 연구를 발표하며,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지구 전역에 만연해 인간에게 노출되는 건 피할 수 없게 됐다”며 “건강 위협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이 이미 호흡과 음식·물 등 섭취를 통해 미세 입자를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태까지는 미세 입자가 단순히 몸 밖으로 배출되거나 해를 입히지 않는다고 생각해 경각심이 없었지만, 영국에서 발표된 이 결과로 인해 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나타났다.
지난 3월 연구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처음으로 인간 혈액에서 검출돼, 입자가 몸 전체에서 이동하고 장기에 축적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인간 세포에 손상을 입히고 대기 오염 입자가 몸에 이미 침투돼 연간 수백만명의 조기 사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국 헐 요크 의과대학 수석저자는 “연구를 통해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폐의 깊숙한 곳에 있는 건 기대하지 않은 일이었다”라며 “폐 깊숙한 곳에 있을수록 입자는 상당히 작다고 간주되며, 이런 크기의 입자는 대기 오염·미세플라스틱·건강 분야에서 중요한 발전을 제공하는 터닝포인트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브라질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는, 분석 대상 20명 중 13명에게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가장 흔하게 발견된 물질은 비닐봉지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이었다.
팬데믹 이후 급증한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폐기물은 바다, 강, 육지 등 가리지 않고 버려졌다. 미세플라스틱은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가장 깊은 바다까지, 지구 전체를 오염시키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미세플라스틱이 임산부의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닿고, 다른 기관을 통해 빠르게 몸 속 깊숙이 침투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의대 연구팀은 “분석 데이터는 미세플라스틱이 인간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인간 건강이 날이 갈수록 나빠진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라며 “이미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돼 걷잡을 수 없지만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