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잔디에 줄 물조차 없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가뭄

캘리포니아 극심한 가뭄 ‘물부족 비상 사태’ 선포
네바다주 비기능 관상용 잔디 불법화 법안 통과

 

한국재난안전뉴스 장수빈 기자 | 최근 미국에서는 갈색으로 볼품없이 시들어버린 잔디에 물이 아닌 채색을 하는 서비스 기업이 흥하고 있다. 왜 물을 주는 것이 아닌 초록색으로 칠하는 것일까. 지금 미국에서는 함부로 잔디에 물을 주면 안된다. 만약 그랬다가는 벌금을 지불하기때문이다. 놀랍게도 그 이유는 기후변화, 가뭄때문이다.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사람이 쓸 물도 부족해 물부족 상황에 이르렀다. 정부는 결국 ‘물 부족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오는 6월 1일부터 LA·벤투라·샌버나디노 등 캘리포니아 남부도시에서는 세차·잔디에 물주기 등 야외에서 많은 물을 많이 사용하는 활동은 1주일 중에 단 하루만 허용한다고 규제했다. 또 비가 오기 48시간이 지나기 전까지는  잔디 스프링클러 가동이 금지된다고 한다. 만약 이를 어길시, 하루 최대 500달러(약 63만원)의 벌금이 부된다. 

 

미국인들의 문화라고 볼 수 있는 집 앞마다 자리잡고 있는 잔디, 이런 잔디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선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고, 적절한 양의 물을 꾸준히 줘야한다. 또 일정시간이 지나 잔디가 자라면 깔끔하게 잘라 줘야한다. 비교하자면, 같은 면적의 수영장을 유지하는 것만큼의 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러한 수고스러움과 관리비용 때문인지 미국에서 잔디문화는 부유함과 자존심을 나타내기도 하는 상징으로 자리잡혀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잔디에 물을 주지 못하게 하자 이제는 초록색으로 채색을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서부의 주들은 가뭄의 심각성에 의해 이런 잔디문화를 포기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 서부의 가뭄은 올해만 있는 일이 아니다. 이달 초에 최악의 가뭄으로 미국 서부에 위치한 미드호수(Lake Mead)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드럼통 안에서 사체가 발견돼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이 호수는 350억 톤의 물이 인공적으로 담겨있어 굉장히 큰 인공호수인데, 심한 가뭄으로 인해  결국 바닥이 드러난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이사용할 물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것이다. 

 

환경보호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에 따르면 잔디는 많은 물을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제초기는 암과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여 기후위기와 지역가뭄에 기여한다고 한다. 또 잔디에 비료를 줄때, 비료는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여 땅 위와 아래의 밀도를 증가시켜 물을 보유하고자하는 토양의 능력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잔디의 대체품으로 수자원 전문가는 야외 조경으로도 아름답고 물 사용으로 큰 장점이라며 나무를 추천했다. 냉각 효과와 공기 정화의 효과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잔디의 과도한 물사용 문제를 다시 한번 언급했다.

 

수자원 전문가는 “그냥 드넓은 잔디밭일 뿐이고  ‘예쁘기 때문에’라는 말 외에는 전혀 사용되지 않고 사라져야한다 생각해요”라며  “이제 더 이상 가질 수 없는 거죠. 우리는 더이상 많은 양의 물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CNN은 “위대한 미국의 잔디(Great American Lawn)는 기후 변화를 맞아 감당하기 힘든 사치품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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