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안정호 기자 |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디지털선박 기술 고도화를 통한 자율운항 시장진출의 가속화를 비롯해 글로벌 조선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갈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대표 한영석)은 2일 온라인 기업설명회를 갖고 ‘친환경 선박의 퍼스트무버(First Mover), 선제적 투자 통한 초격차 달성’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비전 달성을 위해 친환경 미래 선박 기술 개발과 스마트 조선소 구축, 해상 수소인프라 투자 등을 미래 핵심 3대 사업으로 선정, 이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방안과 상장 이후의 계획 등을 밝혔다.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이번 온라인 기업설명회에는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가 참석, 회사 소개와 경쟁력, 미래전략, 재무현황의 순으로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최대 1조800억원 규모인 IPO 조달자금 중 약 7600억원을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초격차 기술 확보에 투자한다. 세부적으로는 친환경 선박 및 디지털 선박 기술 개발에 3100억원,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3200억원, 수소 인프라 분야에 1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는 수소 및 암모니아 선박, 전기추진 솔루션, 가스선 화물창 개발 등에 집중해 고부가가치 선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디지털트윈 등 디지털선박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급성장이 예상되는 자율운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
아울러 2030년까지 생산에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조선소를 구축해 효율적인 생산체계와 안전한 야드를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해상 수소 인프라 시장 선점을 위해 업계 최고 조선해양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상 신재생 발전 및 그린수소 생산, 수소 운송 인프라 분야에 투자를 확대한다.
현대중공업은 비전 달성을 위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신규 수주 증가로 선수금 유입이 늘어나며 순 차입금 비율은 34.9%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내 주요 조선사 평균인 107.9%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현대중공업은 우량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수주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7월 말까지 조선해양부문에서 59척 86억 불을 수주하며 연간 목표액(72억 불)을 20% 초과 달성했다. 이는 2014년 이후 같은 기간 수주량 중 역대 최고치이다. 또 지난달 24일에는 머스크사로부터 세계 최초로 1조6500억원 규모의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하는 등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해운 리서치 기관인 영국 MSI(Maritime Strategies International)에 따르면, 글로벌 조선 시장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불황에서 13년 만에 반등, 2025년까지 글로벌 신조 시장 수요가 연 평균 약 16% 성장하는 등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판매자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조선사업과 엔진사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조선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며 “친환경 미래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지난 50년에 이어 다가올 50년에서도 조선업계 1위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IPO를 통해 전체 지분의 20% 규모인 1800만주를 신주 발행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그룹 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9월 2일과 3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한 후 6일 최종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며 오는 7일과 8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해 9월 1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8조3120억 원의 매출과 325억 원의 영업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을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