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편든 미국 대통령이다"…중동정세 불안가중

이슬람권 "분쟁에 도움되지 않는다 미국에 죽음을" 분노 폭발…확전 우려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들어줘 분쟁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슬람권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 

 

19일 외신을 종합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찾아 전폭적인 지지 의지를 거듭 강조한 가운데 중동 지역에서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에 대한 분노가 커지면서 현지 정세가 대혼란에 빠진 양상이다.

 

미국 CNN 방송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에 대해 8시간이 안 되는 일정에서 내세울 만한 실질적인 성과는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이날 이스라엘에 이어 요르단 암만을 찾아 요르단 국왕,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이집트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강력한 연대를 보여주고 암만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제거하는 데 주변국의 동의를 얻고 확전 방지 노력을 요청하는 한편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날 가자지구 중심의 한 병원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해 수백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직후 요르단이 미국 등과의 4자 회담을 취소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 지역의 주요 국가들과 직접 만나 논의할 기회는 무산됐다.

 

이번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가 알려진 직후 중동 국가들은 잇따라 분노를 표시했고 곳곳에서 반이스라엘, 반서방 규탄 시위가 열렸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방문에서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가 이스라엘과 무관하며 가자지구 테러 그룹의 로켓 오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이번 병원 참사를 두고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 소행으로, 이스라엘 측은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 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오발 사고로 각각 규정하며 팽팽히 맞서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같이 분명한 메시지를 내기까지 미국 행정부 내에서는 이번 참사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 국가 안보팀이 처음에는 이스라엘이 책임이 있는지를 충분히 확신할 수 없었지만, 초기 정보 분석 결과 이스라엘이 공습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만약 이스라엘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나왔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자체를 재고했을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이스라엘-하마스 간 충돌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대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 측 관리들만 만나면서 당초 이번 중동 방문의 또 다른 목적이었던 확전 방지 노력 등과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당장 이란은 국영 TV를 통해 레바논의 무장 정파 헤즈볼라, 시리아와 이라크 무장단체, 예멘 후티 반군 등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 조직에 둘러싸인 이스라엘의 지도가 보이는 화면을 내보내면서 이스라엘에 대항한 새로운 전선이 열릴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NYT는 또 중동에서 이스라엘은 물론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한 미국에 대한 반감과 분노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레바논 베이루트 외곽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는 18일 수백 명의 시위대가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을 외치며 돌을 던지고 인근 건물에 불을 질렀다. 가자 병원 참사 이전에도 중동 지역에서는 하마스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전쟁을 미국이 지원하는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로 보는 시각이 다수였으며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도 들려왔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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