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오미크론 재택치료가 ‘재택방치’ 돼선 안된다

집에서 치료해도 불안하지 않도록, 국가가 나를 지켜준다는 믿음 가질 수 있도록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논설고문 | 오미크론의 특성이 기존보다 위험도가 낮다고 한다. 오미크론의 중증화율과 치명율이 초기 코로나 바이러스나 델타보다 현저하게 낮아졌다는 것이 판단의 근거다. 이에따라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을 풍토병처럼 관리하기 위한 초입 단계에 들어선다고 최근 발표했다. 

 

그런 가운데 오미크론 확진자가 10만 명선을 넘나들고 있다.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하지만, 확진자가 10만명선, 3월엔 최대 27만명대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스런 전망치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수용  한계 등에 따라 '재택 치료'로 치료 정책을 전환했다. 

 

방역 당국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고위험 환자를 적절히 관리하면서 코로나19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풍토병적인 관리 체계로 이행하는 과정에 들어서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유행의 정점이 오지 않은 상황에서 안심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장기적인 전망에서는 당연히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위기 상황에 대한 대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그 다음에 중증환자 병상이나 방역 정책의 변화를 어떤 식으로 가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미크론을 풍토병 취급하기엔 고령층의 치명률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지적하는 이도 있다. 특정한 연령군의 치명률이 높으면 계속해서 그 사회가 그 질병을 막기 위한 노력을 유지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위험한 풍토화’라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재택 치료에 대한 경각심이 나오고 있다. 즉, 재택 치료가 ‘재택 방치’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보는 것이다. 감염의 속도와 환자수로 보아 방관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2년이라는 긴 기간동안 정부가 코로나 19와 싸워왔고, 이제는 10만명대의 확진자를 감당할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하자 ‘재택 치료’로 전환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개인에게 이를 전적으로 맡길 수는 없다. 

 

확진자가 연일 10 만 명 안팎으로 나오고 있다면 매일 웬만한 중소도시 인구가 매일 감염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따라 재택치료에 들어간 확진자도 급증하고 있는데, 이들이 서툴러서 자기 관리를 잘하지 못할 수 있다. 계몽과 교육을 한다고해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결국 방역 당국의 손이 미치지 못해 의료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면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최근 서울에서 50대 확진자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홀로 재택치료 중이었다고 한다. 이에 앞서 18일 경기도 수원에서는 재택치료 중이던 7개월 영아가 숨졌다고 한다. 고열에 발작 증세를 일으켜 병원을 찾다가 끝내 숨졌다. 부모들이 쩔쩔매고 잘 대처하지 못해서 생긴 사망일 수 있다. 이 시간 현재 코로나19 감영병으로 숨진 국민이 7500 명이 넘고 있다. 이중에는 병원문도 들어서보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다. 

 

방역 당국은 3월 중 하루 확진자가 최대 27만 명대까지 나올 것이란 우려의 전망을 내놓았다. 그만큼 재택 치료가 늘어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될 경우 확진자가 백만 명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이런 때 가족의 재택 치료가 잘 이루어질까를 고려한다면 감염증 환자는 쉽게 줄지 않을 것이다.   

무증상이나 경증이어서라고 재택치료를 받는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라는 말은 아니다.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는 방역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119 구급대가 병상을 찾는다고 병원마다 일일이 물어봐야 하는 시스템도 고쳐야 한다. 그렇다면 24시간 운영하는 상담센터를  늘려야 한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들 감염도 급증할 수 있다. 

 

집에서 치료해도 불안하지 않도록, 국가가 나를 지켜주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방역당국은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응급상황 시 의료진 도움을 신속히 받을 수 있도록 방역 체계를 완비해야 한다, 느슨한 이완과 방치는 감염병을 잡기는커녕 팬데믹만 가속화시킬 것이다. 

 

한편 국민의 각성과 자발적 예방도 요구된다. 사전에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감염병의 속도가 결정될 것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됐음에도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해외 각국의 사례에서 보듯 우리는 보다 철저히 접종에 만전을 기하고,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을 지속해야 한다. 이런 국민적 협조가 지긋지긋한 감염병을 예방한다. 경각심과 예방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큰 백신일 수밖에 없다.

관련기사

6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기획·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