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촘촘한 재택치료 프로그램으로 혼란 막아라

재택치료 20만명, '집중관리군'과 셀프 치료 '일반관리군' 어떻게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논설고문 | 지인의 가족이 PCR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그는 속항원검사에서도 양성이 나오고 증상도 오미크론과 유사해 양성이 확실시된다고 했다.

 

증상은 피로감과 근육통, 두통, 마른기침 증상이 있으며, 후각과 미각상실이나 호흡곤란드의 증상은 없다고 한다. 목이 아프고 콧물이 나며 두통이 있다면 코로나 19일 가능성이 높아 감기증상과 굉장히 유사하다는 것.​ ​장기화하면 브래인 포그(Brain fog) 현상으로 우울증이나 불안감까지 수반된다고 한다. 

 

그는 재택치료를 하게 될 것 같은데, 동거가족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출근 등 일상생활 가능 여부가 어떻게 되는지 걱정한다. 그는 3차까지 접종완료한 사람이다. 외출해야 하는 일이 생겼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PCR, RNA, mRNA가 무엇인지도 모르니 더 갈팔질팡한다고 한다. 전문가가 아니면 잘 알지 못하는 의약 용어가 남발돼 일반 국민은 섞갈린다는 것이다. 의학사전을 통해 살펴보니 PCR(Polymerase Chain Reaction)은 의심 환자의 침이나 가래 등 가검물에서 RNA를 채취해 진짜 환자의 RNA와 비교해 일정 비율 이상 일치하면 양성으로 판정하는 검사방법으로서 중합효소연쇄반응이다. 우리말 해설도 어려운 것 같다.

 

RNA는 백신이고 mRNA는 인공적으로 만든 백신이다. mRNA를 이용하여 면역계통의 후천 면역을 강화하는 백신으로 핵산 백신 중 한 부류다. 핵산 백신에는 DNA와 RNA 계열이 있다. 백신은 뉴클레오사이드가 변형된 mRNA 분자 형태로 인체 세포에 투여되며 RNA 형질 주입 작용을 통해 작용하게 된다. 이 풀이도 일반인이 알아듣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 19와 오미크론은 확산일로에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감염되지 말아야 하고, 일단 감염이 되면 의료진에게 전적으로 생명을 맡겨야 한다. 그런데 지난 10일 이후부터는 자가 치료로 개인이 감염병을 다스려야 할 입장이다. 

 

하지만 용어 하나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는데, 개인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한정된 의료 자원으로 3년째 접어드는 감염병을 완벽하게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같은 자가치료법을 도입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딘가 엉성하다.  

 

그런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으로 재택치료를 받는 확진자 수가 20만명을 넘어섰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국내 코로나19 재택치료자가 13일 0시 기준 21만4천869명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무증상·경증의 재택치료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방역 당국은 한정된 의료자원을 고위험군에 집중 투입하기 위해 지난 10일부터 신규 재택치료 환자를 60세 이상 등 '집중관리군'과 그외 '일반관리군'으로 나누고, 집중관리군에게만 하루 2회 건강 모니터링을 하는 방식의 새 재택치료 체계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개인에게 자가 치료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 체계와 새 체계가 중첩되거나 달라지면서 건강 모니터링 대상에 집중관리군 뿐 아니라 일반관리군도 포함돼 있어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오는 17일부터는 집중관리군만 건강 모니터링 대상이 된다고 한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해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매일 5만명대를 넘어서면서 의료진의 자원 고갈로 인한 채택치료는 불가피하다. 현재 재택치료 관리 의료기관은 총 665곳으로 19만7천명에게 전화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 집중관리군만을 대상으로 전화 모니터링을 한다면 아직은 전화 모니터링 여력에서 여유가 있다고 하는데, 환자 수가 졔속 늘어나면 모두 카버한다고 볼 수 없다. 

 

근래 방역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가진단키트 온라인 판매 금지 조치를 발표한 지 사흘이 지난 13일, 온라인 쇼핑몰에 올라온 자가진단키트 값이 32600원이라고 한다. 8000원짜리 자가진단키트 가격이 네 배로 폭등한 것은 공급난 때문이다. 

 

확진자를 가려내는 방식을 PCR 대신 신속항원진단검사로 바꾸면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게 불보듯 뻔했지만 사전 대책이 없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늘리도록 미리 조치했더라면 이런 진단키트 대란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고 보면, 수급이 꼬이고서야 제조사들을 독려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오미크론 방역의 핵심인 재택치료도 정교한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했다. 그런데 재택치료 모니터링 대상을 정하는 것부터 삐걱댔다. 60세 이상 고령자, 50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를 중점 관리대상군으로 분류해왔던 방역당국은 모니터링 대상을 60세 이상 고령자와 팍스로비드 처방 환자로 정했다. 50대 기저질환자를 뺀 것인데, 반발이 거세지자 없던 일로 했다.

 

일반 재택치료 환자의 비대면 진료비 부담을 놓고도 우왕좌왕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1회 진료는 무료, 2회부터는 환자가 진료비를 내야 한다고 발표했으나 몇시간 뒤 환자 부담을 없애기로 방침을 바꿨다. 확진자와 동거인 가이드 라인도 뒤늦게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사이 앞의 예에서 보듯이 재택치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국민이 많았다. 

 

자연 면역이 어우러지며 코로나 확산세가 꺾인 유럽과 달리 우리는 확산세가 빨라지는 경향이다. 섣부른 완화가 희생을 키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그렇더라도 새로운 대책이 나왔다면 착근이 되도록 촘촘하게 손을 써야 한다. 대책 발표까지는 신중을 기하되, 일단 발표되면 빈틈없고 일사불란한 관리와 운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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