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역패스 중단…자율방역 주문인가

긴장의 끈, 놓치지 말아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식당 등을 출입할 때 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요구하는 방역패스가 1일부터 중단됐다. 코로나 19 대유행을 막아보자고 지난해 11월부터 시행했지만 시비 논란 속에 대유행은 막지 못했던 방역패스 였다. 방역패스에도 불구하고 지난 4개월기간 코로나 19 변이인 오미크론은 대유행을 넘어 일주일 단위로 확진자가 2배로 증가한다는 더블링 현상까지 보이는 등 방역패스를 무색케 했다. 경증인 경우 재택치료후 되돌아오는 것이 빠르다는 자조적인 분위기마저 일고 있다.

 

방역지침이 상황에 따라 바뀔 수는 있지만 방역패스 중단은 국민에게 알아서 관리를 주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에다 정부는 거리두기 완화 조치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보여 사실상 코로나와 함께 일상생활을 목표로 하는 듯하다.

 

문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코로나 백신 미접종자나 3차 접종자이후 4차 접종의 필요성도 나오고 있는 마당에 잦은 방역지침 변경이 가져올 혼선이다. 엇박자이다. 코로나 발발이후 지난 2년간 방역지침과 거리두기 제한 등으로 피해는 집합밀집 업종과 국민이 겪어왔다. 정부가 방역지침과 함께 사상 유례 없는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동원해가며 돈을 풀었지만 확진자 확산은 사실상 막지 못했다. 사람 만나지 말고, 개인 위생과 함께 마스크 쓰기라는 자가방역외에 특별한 게 없었던 지난 2년간 방역대책이었다. 지나고 보니 그랬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정부와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확진자 숫자가 신기록을 경신중이고, 사망자와 확진자 치료에 대한 과부하도 강도를 더하고 있다. 이 와중에 방역패스 중단까지 나왔고 거리두기 완화조치도 검토 중이라니 마치 자율방역을 주문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 오미크론 등에 비교적 저항력을 높인 것으로 알려진 3차 백신접종률이 60%를 가까스로 넘긴 상황이고 확진자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때 하필 방역패스 중단조치는 정부 발표라지만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신규 확진자 수는 21만9천241명으로, 전날보다 무려 8만248명이나 늘었다. 전문가들이 이달 6일∼15일 사이에 하루 신규확진자 정점규모를 18만2천∼35만4천명 규모로 예상했지만 예측치를 벗어나고 있다. 다행히 매주 2배로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3일(17만1천451명)에 비해서는 1.3배 수준이지만 정점이라고는 판단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으로 전국 초·중·고교 개학을 맞아 대면 수업이 시작됐고 방역패스 중단까지 최소한의 차단장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봉쇄가 아닌 개방형 방역으로 K-방역이라고 자부했지만 하루 확진자 기준 세계 최고기록을 달성한 방역이었다. 그 기록 경신도 갈아치울 판이다. 하루 확진자 21만명 대에서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진자 숫자와 증가속도만 보면 있으나 마나한 방역지침이라고 밖에 평가할 수밖에 없다. 속도를 늦추는데 효과를 봤다면 몰라도 그 효과마저 의구심이 든다.

 

그래도 긴장의 끈은 놓지 말아야 할 상황이다. 방역에서 뚫린 확진자 완치대책은 방역대책만큼이나 중요한 상황이다. 아직은 독감도, 감기도 아니다. 방역의 주체인 국민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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