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로나 19’ 긴장은 높이되 두려워할 것 없다.

국민이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 헤아려야 할 때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논설고문 | ‘코로나 19 펜데믹 2년’이 꼭 20년이나 된 것 같이 까마득한 옛날 일로 보인다. 이 기간을 견디느라 짜증을 넘어 돌아버릴 것같다는 지인이 있는가 하면, 체념하고 코로나 체제에 적응하는 친구도 있다. 

 

전세계 누적 확진자 수가 이 시간 현재 4억명, 누적 사망자 수가 6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가히 위협적인 전염병이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인구비례 확진자 수와 누적 치명률 모두 세계 최저수준이며, 따라서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방역국가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그만큼 우리생할은 방역 지침을 따르느라 삶이 핍진하고 고단했다고 봐야 한다. 

 

우리나라에 전염된 코로나 19는 만 2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풍토병 비슷하게 자리잡고, 그러는 사이 우리 일상을 송두리째 기존의 방식을 파괴해버렸다. 2년동안 우리 삶에 엄청난 변화가 초래되고, 심리적 정서 변화도 가져왔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는 우리의 생활 규범을 상당 부분 바꾸었다. 감염병으로 강제된 억눌린 ‘포로 생활’을 살고 있다.

 

코로나19는 감염병 확산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가족, 친지, 지인들과의 관계를 단절시켜 사회적 고립감을 극대화시켰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해외에 나가고 싶어도 못나가니 관광업과 항공산업이 죽을 쑤고, 소상공인 사업에도 막대한 지장을 주어 존폐의 기로에 섰다. 

 

한 국가를 초월해 모든 지구인들이 통제불능의 일상생활을 겪으며 위기상황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또 이 시기 학교를 다닌 학생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학교는 툭하면 휴교령이 내려졌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강의가 이뤄졌다. 이러니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감수성 예민한 시기 낭만을 함께 나누고, 우애와 단결심을 기르고, 사회화 과정의 훈련을 받는 학교생활의 장점들이 코로나에 잠식돼버렸다. 나중 이들이 이 시기를 돌아볼 때 ‘방구석 추억’만으로 인식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아마도 이 시기 초중고, 대학을 다닌 학생들은 ‘휴학 세대’로 분류돼 ‘코로나 블루 세대’라는 이름을 얻지 않을까 걱정이다. 

 

사회적으로는 비대면으로 인한 소통의 단절 또한 크다. 결혼식, 장례식, 동창회, 계모임, 취미모임 등이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았다. 필자의 경우도 2년 이상 중고대학 동창회가 열리지 않았다. 고교 동창회에서는 그간 모아두었던 기금을 N분의 1로 나눠줘버렸다. 더 이상 야유회건 정기모임이건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이유로 나눠버린 것이다. 

 

친구도 못만나고 함께 모여 떼창도 부를 수 없다는 것이 숨 막히다고 하소연하는 친구도 있다. 코로나 봉쇄령으로 대외활동 시간과 계획들이 취소되어 집에만 갇혀 사는 것이 화만 돋군다는 친구들도 있다. 

 

집에 갇혀 지내다보니 부부가 예전과 달리 접촉 빈도수가 높아져 툭하면 부부싸움이 잦아진다고 한다. 본의 아니게 가정폭력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외출 금지를 당한 자녀들의 파괴적 행동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중소 사업자는 파산할지도 모른다는 위협 속에 노출되어 있다. 이미 항공사, 관광업은 두 손 들었고, 골목 상권은 망하기 일보 직전이다. 

 

정부는 7일 '오미크론 유행 대응 방역·의료체계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코로나19 재택치료자 관리가 60세 이상, 먹는치료제 처방 대상인 50세 이상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집중관리군' 중심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무증상, 경증 환자가 급증하는 데 비해 의료대응 자원은 한정돼 있는 만큼 대응 역량을 고위험군의 중증, 사망 방지에 집중하도록 하고, 위험도가 낮은 일반 환자군에 대해서는 일상적 수준의 방역·의료 대응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지쳤다. 코로나 19 감염병이 오래 지속되니 마음이 해이되고 만성이 돼버린 것도 사실이다. 지금부터가 오미크론 대응의 진짜 시험대이며, 위중증과 치명률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면 고비를 넘길 수 있다고 한다지만, 국민 삶의 여유도 돌아보는 유연한 관리도 필요하다. 위험도가 낮은 일반 환자군에 대해서는 일상적 수준의 방역 체계로 전환한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긴장은 높이되 두려워할 것 없다. 지난 2년간 너무 과도하게 사회를 묶어버린 것은 아닌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국민 각자 스스로를 관리하면서 자유인의 일상을 만끽할 수 있도록 댱국은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 인간은 자유에의 갈망, 속박으로부터의 자유를 갈망하는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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