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치명적 산업재해 질식사고..이번 여름 더 조심해야

날씨 더워질수록 맨홀·오폐수처리시설서 질식 가능성 ↑
질식사고 치명률..일반적 사고성 재해 대비 44배 높은 수준

 

한국재난안전뉴스 장수빈 기자 | 기후위기가 현실화하면서 폭염 문제가 올해 가장 큰 재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더운 날씨로 인한 질식 사고(중대 산업재해)가 주요 위험으로 떠올라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고용노동부(장관 이정식)와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질식사고로 348명의 재해자가 발생했고 이중 절반에 가까운 165명(47.4%)이 사망했다.  

 

질식사고의 치명률은 일반적 사고성 재해(1.1%)보다 44배 높은 수준이며, 이는 산재사고 중 가장 치명적인 재해라고 볼 수 있다.

 

 

10년간 발생한 질식사고를 유형별로 사고빈도, 사망자 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질식 위험작업을 분석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폐수처리 ▲정화조 ▲축산분뇨 처리 작업(황화수소 중독·산소결핍)이 가장 위험한 작업으로 나타났고, 모든 항목에서 빈도가 가장 높았다.

 

 

노동부는 특히 봄·여름철에 질식사고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상기후로 인해 점점 더워지고 있는 요즘 질식사고의 위험성도 같이 높아지고 있다.

 

봄철에는 오폐수처리·정화조·축산분뇨처리 작업·불활성가스 취급 설비 작업에서 많이 발생했다. 여름철에는 오폐수처리·정화조·축산분뇨처리 작업·각종 맨홀.집수정.탱크 내부에서의 작업·환기가 불충분한 장소에서 양수기 가동 과정에서 많이 발생했다.

 

여름이 시작된 이달 1일에 인천 한 도금공장에서 노동자 2명이 화학물질을 배합하는 작업을 하던 중 질식사고가 일어났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경,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에 있는 도금공장에서 50대 A씨와 60대 B씨가 시안화수소 배합 작업을 하다 질식했다. 시안화수소는 독성이 강해 허용 농도를 초과하는 양을 흡입하면 인체에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사고로 A씨와 B씨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바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는 어떻게 해야할까. 노동부는 질식사고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예방 방법을 전했다.

 

-관리감독자는 밀폐공간의 위험성을 명확히 인식하며 근로자에게 알려 사고 위험성 인지를 돕는다.

-관리감독자는 밀폐공간에서 작업 시 안전한 상태인지 확인해야한다. 산소농도·황화수소 등 유해가스 농도 측정 후 안전한 상태인지 확인하고 작업을 진행해야한다.

-근로자는 밀폐공간 내부의 공기 상태의 안전성이 확인되기 전에  절대 들어가지 않기

 

김철희 산업안전보건정책관은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밀폐공간에서는 단 한 번의 호흡으로도 생명을 잃을 수 있다”라면서 “날씨가 더워지면 맨홀, 오폐수처리시설 등에서의 질식 위험성은 더욱 높아지므로 작업 전 반드시 산소농도,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 안전한지 확인 후 작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면서 미국·파키스탄·인도 등 세계 곳곳에서 40~50도에 달하는 폭염으로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여름도 평년보다 한층 더워질 것으로 분석됐다. 또 최근 서울 전역에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서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 예측에 따르면, 21세기 후반기(2071년~2100년) 서울의 여름철 평균기온은 29.8℃에 이르며, 평균 일 최고기온은 무려 40℃에 이를 것 이라는 전망이다. 폭염 일수는 2001년~2010년 대비 6.6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즉, 이번 폭염 일수는 평균 11.1일이였던 2001년~2010년 대비 62.3일이 늘어 총 73.4일로 늘어난다고 예측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5월부터 9월까지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한다. 백경란 질병청 청장은 “올여름은 평년(1991~2021)보다 무더운 날씨를 보일 때가 많을 것이라는 기상청의 기후 전망에 따라 갑작스런운 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폭염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록, 온열진환 뿐만 아니라 질식사고의 위험성도 높아져만 간다. 날씨가 더워질 수록 오폐수처리시설·맨홀에서의 질식사고 가능성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올해부터는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연간 3명 이상의 질식재해자가 발생하면 중대재해처벌법 상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한다”면서 “질식사고 예방을 위한 철저한 관리와 예방 노력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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