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느리지만 강했다...北으로 치고 올라가

중급 강도로 북진하며 물폭탄…최장 33시간 머물다 소멸
11알 오전 중부지방 중심 태풍 영향, 수도권과 강원북부내륙 중심 비, 중부서해안중심 매우 강한 바람
서해상과 동해상에 매우 높은 파도, 서해안과 동해안 강한 너울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한반도를 관통하다가 11일 오전을 기해 북한 지역과 연평도 근해로 빠져나간다. 카눈이 휩쓴 사이 전국 각지에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은 10일 오전 9시20분쯤 경남 거제에 상륙한 카눈이 경상 서부, 충북, 경기 동부를 지나 북한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거제 상륙 후부터 북한 신의주에서 소멸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까지 카눈이 한반도에 머문 시간은 약 33시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카눈은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가운데 가장 길게 내륙에서 이동하다 소멸한 태풍이 된다. 2002년 8월 큰 피해를 끼친 태풍 루사는 전남 고흥에 상륙해 21시간 만에 동해안으로 빠져나간 바 있다.

 

10일 오후 6시 기준 중부지방에 시간당 10~30㎜의 강한 비가 내렸으며, 해안가와 내륙의 고지대(관악산, 원효봉 등)를 중심으로 최대순간풍속 시속 70㎞(초속 20m) 안팎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었다.

 

10일 오후 1시10분쯤 대구 군위군 효령면 남천에서 67세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오후 1시45분쯤에는 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60대 장애인이 도랑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전남 곡성에서는 오전 8시46분쯤 헛간이 무너지자 물건 등을 빼내려다 넘어진 주민 1명이 팔을 다쳤다. 충남 부여군 임천면 도로에서도 나무가 쓰러지면서 우산을 쓰고 지나가던 30대가 나무에 맞아 다쳤다.


부산과 경남 등지에서는 가로수가 넘어져 정전이 발생하고 공동주택 외벽 타일이 떨어지는 등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8시5분쯤 경남 창원에서 갑자기 솟구쳐 오른 맨홀 뚜껑이 시내버스 바닥을 뚫고 버스 안으로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버스에는 기사와 승객 등 6명이 타고 있었지만 맨홀 뚜껑이 버스 중앙 부분을 뚫고 올라와 다친 사람은 없었다. 경주 현곡면에서도 차량 1대가 물에 잠겨 운전자가 소방대원에게 구조됐다.

 

수도권에서도 태풍 피해가 잇따랐다. 오후 1시10분쯤 경기 동두천시 상패동에 위치한 한 교회의 철탑이 강풍에 쓰러져 주택 지붕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 등이 철탑을 제거했다. 오후 4시쯤에는 경기 포천시 동교동 공장에서 지붕으로 사용하는 조립식 패널이 강풍에 날아가기도 했다.

 

농경지에서는 벼들이 쓰러지는 피해가 잇따랐다. 전남 고흥에서 185㏊ 벼가 쓰러졌고, 여수 화양면과 광양 진월면에서도 각각 1㏊ 벼 쓰러짐 신고가 있었다.


천연기념물도 쓰러졌다. 강한 바람에 경북 구미 선산읍 독송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357호 ‘반송’ 일부가 쓰러졌다. 이 반송의 수령은 약 400년으로 추정된다. 높이 13.1m, 둘레 4.05m로 한국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반송 중 하나다.

 

천연기념물 103호인 속리산 정이품송의 가지도 부러졌다. 부러진 가지는 정이품송의 북쪽 방향, 중간 높이의 지름 15~20㎝쯤 되는 가지 2개로 오후 1시30분쯤 순찰하던 공무원들이 발견했다.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은 이틀째 큰 차질을 빚었다. 제주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230여편이 결항됐다. 제주공항은 전날인 9일에도 태풍의 영향으로 166편이 결항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10일 오후 6시 기준 전국 16개 시·도 108개 시·군·구에서 1만59가구 1만3605명이 집을 떠나 대피했다고 밝혔다. 도로 620곳과 둔치 주차장 284곳, 하천변 598곳, 해안가 198곳, 국립공원 21곳의 611개 탐방로 등의 진입이 통제됐다. 전국 14개 공항에서 355개의 항공편(국내선 279, 국제선 76)이 결항됐고, 여객선 102개 항로 154척, 도선 76개 항로 92척 운항이 중지됐다.

 

<태풍 현황과 전망>

 

 

기상청은 11일 오전  5시 30분 현재 태풍 카눈은 강화 북쪽 약 80km 육상(38.4N, 126.4E)에서 시속 13km로 북북서진(중심기압 994hPa, 최대풍속 65km/h(18m/s))하며, 계속 북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전 5시 수도권과 강원영서북부, 충청북부에 태풍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경기서해안과 강원영서, 충청북부에 시간당 10~20mm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으며, 수도권과 강원북부, 충남서해안을 중심으로 최대순간풍속 70km/h(20m/s) 내외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다.

 

 주요지점 강수량 현황 (09일~11일 05시)을 보면,  속초 402.8 궁촌(삼척) 387.0 양산상북 350.0 강릉 346.9 북창원 338.6 토함산(경주) 318.0이다. 

 

11알 오전까지 중부지방 중심 태풍 영향, 수도권과 강원북부내륙 중심 비, 중부서해안중심 매우 강한 바람, 서해상과 동해상에 매우 높은 파도, 서해안과 동해안 강한 너울이 있을 것으로 보여  특히 월파로 인한 피해에 유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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