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지역 최초 발견된 강제동원 희생자 80년 만에 유족 품으로

태평양 격전지 타라와섬으로 강제동원된 희생자 故 최병연 씨 유해 고국 품으로
 국외 추도식(하와이, 12.1.), 공항 귀향식(12.3.), 국내 추도식(전남 영광, 12.4.) 가져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는 태평양전쟁 당시 강제동원 희생자 故 최병연(1918~1943년) 씨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고 고향 전남 영광서 귀향식과 추도식을 가졌다.

 

전남 영광이 고향인 故 최병연 씨는 대일항쟁기(1938년~1945년) 일제에 의해 타라와섬(현 키리바시 공화국의 수도)으로 강제동원되어 희생됐다. 타라와 전투(1943.11.20.~23.)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타라와섬을 강제 점거하던 일본군에 맞서 미군이 상륙작전을 벌였던 전쟁이다.

 

전투에서 6천 명이 넘는 전사자가 발생했으며, 미국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문건에 따르면 한국인 강제동원자 1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타라와 전투 희생자 중 한국인 586명(일본정부자료), 강제동원 피해신고 391명)

 

2019년 정부는 미 DPAA가 발굴한 아시아계 유해에 대해 유전자 교차 분석한 결과 그해 11월 故 최병연 씨가 한국인임을 확인했다. 故 최병연 씨의 유해는 태평양 격전지 최초로 신원을 확인한 한국인 유해다. 이에 2020년 유해봉환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봉환이 중단되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부터 미 DPAA와 키리바시 공화국 등과 긴밀히 협조하여 유해 봉환을 재추진했다. 
 

봉환에 앞서 희생자의 유해는 1일 행정안전부 이준승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장과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외교보좌관 데이비드 랜츠(David Ranz), 미국 DPAA 부국장 매튜 브래넌(Matthew Brannew), 이서영 주호놀룰루대한민국총영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하와이 DPAA 잔디광장에서 추도식을 거행했다.

 

이후 유해는 인천공항을 통해 3일 국내로 봉환됐으며, 4일 전남 영광군 소재 ‘영광문화예술의전당’으로 옮겨 고인의 넋을 기리는 추도식을 거행했다. 추도식에는 고인의 유족과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 영광군수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부친의 유해를 맞이한 고인의 차남 최금수(1942년생) 씨는 “아버지가 타라와에 강제동원되신 지 일 년 만에 전사되셨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80년 만에 기적적으로 아버지를 유해로나마 뵐 수 있었다”며, “지금이라도 선산에 모시게 되어 평생의 한을 풀어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이상민 장관은 추도사를 통해 “긴 세월 생사를 몰라 애태우며 지내오신 유가족분들께 진심어린 위로를 전한다”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강제동원 희생자의 유해봉환은 국가의 책무이자, 가슴아픈 역사를 치유하기 위한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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