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만에 큰 폭우... "내주에도 큰 폭우 온다"

10일의 폭우 200년에 한 번 나타나는 강수
과거 강수량 기준으로 만든 대책 더 유효하지 않아...새 강수 매뉴얼 짜야
저수지와 하천, 배수시설 근본부터 점검, 시설 보강해야
침수 예상되는 지역 건물 지을 때 건축물의 높이와 방수 시설 기준 강화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다음주 또 극한 폭우가 쏟아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주말 일부 지역과 다음주 중 또다시  지난 10일 새벽 충청 전북 경북지방을 강타한 극한 폭우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최근 한반도에서 시간당 100mm를 넘나드는 폭우가 잦아지는 추세다.

 

지난 10일 새벽 충청·전북·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200년에 한 번 내릴 법한 물 폭탄이 쏟아졌다. 1시간 동안 1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온 지역이 5곳이 넘었고, 전북 군산은 131.7㎜의 비가 1시간 만에 내려 역대 가장 많은 시간당 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오전 1시 42분부터 2시 42분까지 1시간 동안 전북 군산(내흥동)에는 131.7㎜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군산의 연평균 강수량이 1246㎜라는 점을 감안하면 1년간 내릴 비의 10% 정도가 1시간 동안 쏟아진 셈이다. 전국 97개 기후관측지점을 기준으로 관측 이래 최대치의 시간당 강수량이다. 공식 기록으로 집계되지는 않지만, 군산 어청도에는 9일 오후 11시 51분부터 10일 0시 51분까지 1시간 동안 146.0㎜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이 생긴 이래 최대 시간대 강수량이다. 
 

10일 오전 8시까지 내린 누적 강수량은 익산 309.0㎜, 서천 287.0㎜, 군산 268.3㎜, 대구 253.8㎜, 경북 영천 245.8㎜, 전북 장수 238.0㎜, 충남 금산 227.2㎜ 다. 

 

기록적인 호우는 강한 구름대가 남북은 짧고 동서로 길게 이어져 충청, 전라 북부, 경북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났다. 이로인해 수도권 북부와 강원 북부, 전라남도 남부와 경상남도 남부가 다행히 피해에서 벗어났다. 


이번 폭우는 남북 폭은 좁고 동서로 긴 강수 구역이 형성되면서 200년 만에 한 번 올 만한 비가 내렸다.이로인해 충남 서천에서 산사태로 집이 무너져 70대 남성이 사망하고, 충북 영동에서는 저수지 둑이 무너져 주민이 실종되는 등 10여명의 인명 피해가 났다. 곳곳에서 주민이 고립되고 제방이 무너지고, 가축 사육장이 침수돼 닭과 오리가 떠내려가고,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재산 피해가 엄청나게 났다. 

 

과거에는 태풍이 거센 비바람을 몰고 왔다면 지금은 때와 장소, 시차를 가리지 않고 내리는 극한 호우라는 것이 특징이다. 그 원인이 무엇일까. 당연히 기후변화다. 중국으로부터 수증기가 강화되고 기후 전선에 의해서 이동하며 강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라는 것이 학계의 분석이다. 이는 바로 지구 온난화에서 온다. 온실가스가 증가하면서 중국 대륙에 강수가 많아지고, 특히 여름에 강수 강도가 강해져서 집중 호우가 쏟아진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북쪽에서 버티는 대륙 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 사이 정체전선이 더 얇게 압축되면서 한꺼번에 폭발적으로 비가 온다”라며 “이번 폭우는 200년에 한 번 나타나는 수준의 강수 강도”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따뜻한 수증기는 예전 같으면 그냥 넘어갔을 구름들도 지금은 대기질이 가벼져서 부딪히면 솟아오르게 된다. 그래서 산 하나 강 하나 두고 여기는 쏟아지고 저기는 멀쩡한 경우가 많다. 문제는 장마 변동성이 커지며 경향성은 실종되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 변화는 지구 온난화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기상 패턴이 변화하는 데서 오는 현상이란 점을 관계 당국은 인식하고 매뉴얼을 새로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강수량 기준으로 만든 대책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기존의 폭우 기준과 다른 기상 이변이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전의 기상 문법으로는 급변하는 자연 재앙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 


우선 최근의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는 극단적으로 발생하는 경향들이 많기 때문에 일단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극단적 폭우에 대비해야 한다. 새로운 매뉴얼을 짜고, 예방 대책과 사고가 났을 때의 안전 대책을 기후에 맞게 짜야 한다. 짧은 지침서 하나만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정부의 종전의 대책으로는 급변하는 기후변화를 예방할 수 없다. 산악 지형이나 밀집한 도시의 경사지역, 제방과 저수지를 근본적으로 재점검하고, 사고 예방책의 매뉴얼을 새롭게 구비해야 한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도로나 건물들이 수분 흡수를 방해하여 폭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나아가 하천과 배수 시설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저수지와 하천, 배수시설을 근본부터 점검해 시설을 보강해야 한다. 하천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의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 침수가 예상되는 지역에 건물을 지을 때 침수를 최소화하도록 건축물의 높이와 방수 시설을 기본적으로 갖추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85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기획·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