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전염병 ‘럼피스킨병’ 급속 확산…축산 농가 ‘비상’

20일 첫 확진 후 사흘 새 10곳으로
충남·경기서 번져…방역당국, 통제 강화·살처분 계획
한우축제 취소·가축시장 폐쇄·긴급 방역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소에서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충남 서산에서 국내 처음으로 발생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럼피스킨병은 20일 충남 서산시 부석면의 한 축산 농가에서 첫 발생했다.  

 

22일 농림축산업계에 따르면, 럼피스킨병의 국내 확진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 사육농가들과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충남 서산과 당진·태안, 경기 평택·김포 등 소 사육농가 10곳에서 럼피스킨병이 발생했다. 확진 농가는 서산 5곳, 당진과 태안 각각 1곳, 평택 2곳과 김포 1곳 등이다. 이곳에서 사육 중인 소 651마리는 모두 살처분된다.

 

소에서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병은 모기와 진드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감염된다. 이 병에 걸린 소는 고열과 식욕부진, 우유 생산량 감소, 유산 및 불임 등 증상이 나타난다. 국내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이 병은 발열, 눈물·콧물·침을 흘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 후 피부에 수두처럼 두드러기가 올라와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으로 이름 붙여졌다.

 

럼피스킨병은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후 수십년간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으로 여겨졌지만, 2010년대 들어 유럽, 아시아 국가 등으로 퍼져나갔다. 국내에선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명명됐으며, 지난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첫 발병 확인 이후 충남을 중심으로 감염 농장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최근 태국과 몽골, 중국,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에서 럼피스킨병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백신 비축과 농가 예찰, 조기 신고 홍보 활동을 강화해왔으나 바이러스 상륙을 막지는 못했다.

 

국내 농가에서 주로 기르는 한우와 젖소 홀스타인은 모두 럼피스킨병에 취약한 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럼피스킨병의 확산 여부와 규모 등에 따라 축산물 생산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발병이 확인된 농장에 초동방역팀·역학조사반을 파견,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역학조사와 함께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는 긴급행동지침(SOP) 등에 따라 살처분할 계획이다.

 

중수본은 “럼피스킨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소 농가에서는 살충제 살포 등 구충 작업, 농장 및 주변 기구 소독을 철저히 하고, 의심 소 발견 시 지체 없이 가축방역관에게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중수본부장인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회의를 열어 “서해안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산발적 추가 발생이 우려된다”며 “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충남도는 발생 지역 및 인접한 지역 7개 시·군(보령·아산·당진·홍성·예산·태안·서산)을 대상으로 긴급 백신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충남 지역 가축시장 10곳도 폐쇄됐다.  오는 27~28일 개최 예정이던 ‘서산한우페스티벌’도 취소됐다.

 

경기도 역시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오는 26일까지 평택시 청북읍 인근 10㎞에 있는 502개 축산농가 소 3만8980마리에 대한 긴급 백신 접종을 진행한다.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평택과 김포 인근 10㎞ 내에 있는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이동 제한 조치를 하고 임상검사와 정밀검사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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