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인가구 고독사 급증..사회재난적 관점서 대응해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1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지난 5년간(2017∼2021년) 발생한 고독사 통계에 따르면 매일 10여명이 고독사로 죽어가고 있다. 가구당 10집중 3집이 홀로 사는 1인가구이고 그 1인가구에 사는 사람들이 아무도 죽음을 보는 이 없이 죽어가고 있다는 통계이다. 고독사란 홀로 생활하다가 숨진 뒤에 뒤늦게 발견되는 죽음을 말한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5천여만명중 홀로사는 1인가구는 716만여 명으로 전체 인구 33.4%로 집계됐다. 이중 매일 10여명이 고독사로 삶을 마감했다고 한다. 비단 초고령화에 따른 노인 뿐만아니라 연령별로 다양하다.

 

지난 5년 사이 1인 가구 고독사는 모두 1만5066건이 발생했다. 연평균 8.8%씩 해마다 증가추세에 있고, 노년층보다 50∼60대 중장년층에서, 여성보다 남성의 고독사가 두드러졌다는 통계이다. 20∼30대 청년층이 차지하는 고독사 발생률도 매년 6.3∼8.4%로 청년 고독사도 눈에 띈다. 고독사에는 노인과 청년 어느 층에게 특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청년층 사망 원인 1위가 자살로 인한 죽음이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안전망이 구멍 뚫린 느낌이다. 고독사 중 자살 사망 비율은 20대와 30대가 20대 56.6%, 30대 40.2%로, 전체 평균인 17.3%보다 2∼3배나 높았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급행열차를 탄 가운데 고독사는 가구 구조가 1인 가구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어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삶을 마감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지난해 1인 가구는 716만6000가구로 1년 전보다 52만2000가구(7.9%)나 증가했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3.4%까지 올라섰다. 증가세로 볼 때 사회적 현상이라고 넘기기에는 좋지 않는 징후이다. 1인 가구 고독사는 어쩌면 가족과 이웃 그리고 사회와의 단절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정부가 고독사 통계를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관리하던 것을 처음 통합해 발표하고 대책을 세우겠다고 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4월 시행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복지 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체계 개선 대책’의 하나로 1인 가구 중심의 가족구조 변화에 맞춰 고독사 예방·관리 체계를 구축한다고 했다. 2025년 12월까지 ‘국가 고독사 위기대응 시스템’도 마련할 예정이다. 지난 5년간 수집한 1인 가구 고독사 자료를 면밀히 분석할 충분한 사례가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우리나라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변화가 한국경제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그리고 필리핀보다 뒤쳐질 것이라는 분석보고서를 최근 낸 바 있다. 한국의 경제 규모가 20년 후엔 나이지리아에 추월당하고, 50년 뒤엔 필리핀에도 따라잡힌다는 우울한 전망이다. 골드만삭스가 최근 발표한 ‘2075년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의 분석 내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 본 한국의 경제 규모는 2020년 현재 이탈리아(8위), 캐나다(9위)에 이어 10위다. 나이지리아는 26위, 필리핀은 31위인데 20년후 그리고 50년 후는 뒤집힌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 규모 후퇴 원인은 최근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세계 최저이고 고령화 속도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34개국 가운데 마이너스 성장률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 같은 골드만삭스의 전망도 지나치게 후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급속하게 하락하는 요인중 하나로 인구 감소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인구변화가 우리 사회 전반에 재난적 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 거기에다가족구조의 변화까지 겹치면서 때 아닌 고독사 통계까지 등장했다. 노인인구가 빠르게 급증하면서 우리가 일찍이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재난적 형국으로 흐를 수 있다.  안전망 구축이 빠를수록 공동의 재난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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