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김세미 기자 | 한국승강기안전공단노동조합(위원장 박철구)가 통합 노조 출범 4주년 기념을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한 행사 일정(3~4일)을 전격 취소하고, 행사에 사용하려 했던 음식 등을 지역사회 복지기관에 기부해 따뜻한 감동이 일고 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인해 나라 전체적으로 애도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기념 행사를 치루는 게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3일 승강기안전공단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3일과 4일 이틀간 개최하기로 했던 '한국승강기안전공단노동조합 통합 4주년 기념식과 정기총회'를 전격적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번 행사에는 안전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9년 말 시작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그간 제대로 행사가 이뤄지지 못하다가 이번에 전국단위 정기총회를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해 온 행사라는 점에서 박철구 위원장과 노조 임원진들의 고민은 적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이번 기념식에는 여야 정치권, 관련 노동조합, 학계 등에서 1,500여명을 초청하는 초대형 행사이고, 관련 워크숍과 간담회 등이 예정돼 있어서, 이를 위해 승강기안전공단 소재지인 경남 진주 등에서 대규모 인원이 킨텍스로 이동하기 위한 버스, 숙박시설, 행사 대관 등에 대한 비용도 수억원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철구 노조위원장(사진)은 "노조 통합 기념행사인데다 그간 대면을 통한 화합 기념행사가 없었다는 점에서 노조원도 기대가 컸다"면서 "안전 제고를 위한 생산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해 많은 준비를 했지만, 국가적으로 큰 비극으로 인한 애도 기간인 만큼, 희생자 애도와 유가족 위로를 위해 행사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행사를 위해 준비한 1,500여명분 규모의 음식 예약은 갑작스럽게 취소할 수 없었고, 기왕에 애도 기간인 만큼, 따뜻한 곳에 음식을 기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처럼 지역사회 복지기관에 기부했다.
한편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전국 건물의 승강기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관리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기존에 있던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과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을 통합해 지난 2016년 설립한 공공기관이다. 노동조합은 승강기안전관리원 노동자로 구성된 노조와 승강기안전기술원 노동자 노조로 각각 병존하다가 지난 2018년 통합노조를 설립해 이번에 통합노조 4주년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