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원한, 치정, 증오, 대립으로 인한 살인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그것도 아는 사람끼리의 살인 사건이다. 최근 서울 강남에서 만나주지 않는다고 여친을 살해한 의대생이 구속된 데이어 이번에는 부산에서 유튜버끼리 갈등을 벌이다 칼을 휘둘러 상대방을 죽인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서울에서는 노래방에서 지인과 다투다 칼로 찔러 상대방을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부산 살인사건. 9일 부산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2분께 50대 유튜버 A씨가 부산 연제구 부산법원 종합청사 인근에 있는 법조타운 앞에서 50대 유튜버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이같이 부산법원 종합청사 앞에서 벌어진 흉기 피습 사건은 대낮에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시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재판을 앞두고 유튜브 생방송을 하던 피해자가 폭행 사건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을 벌이던 피고인에게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는 점에서 사건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사건이 발생한 법조타운은 부산지법과 부산지검 건너편에 있어 변호사와 법무사 사무실이 밀집한 곳이다.
피해자 B씨는 이곳 법조타운과 부산지법을 잇는 교차로 횡단보도 인근에서 습격당했다. 이곳은 평소에도 수많은 법조 관계자와 소송 당사자들이 다니던 곳이다. 평일 오전이었던 이날도 법원과 검찰에 업무를 보기 위해 법조인 등 시민들이 평소처럼 분주하게 인근을 지나다녔다.
사건 현장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보도블록에 낭자한 혈흔을 보고 충격을 금치 못했다. 법조타운에서 근무하는 C씨는 "대로에 남은 혈흔의 양을 봤을 때 피해자를 여러 차례 찌른 것 같더라"며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아주 날카롭고 컸는데, 현장에 버리고 갔는지 경찰이 조사 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한낮에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게 충격적"이라며 "함께 일하는 동료를 비롯해 시민들의 트라우마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사건 당시 피해자 B씨는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날 A씨와 B씨는 자신들이 연루된 폭행 사건의 각각 피고인과 피해자로 법원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다가 인근에 있던 A씨가 B씨를 공격했고, 이 장면이 유튜브 방송에 실시간으로 송출됐다.
B씨가 휴대전화를 떨어뜨리면서 공격 장면이 화면에 직접적으로 담기지는 않았지만, 비명 등 잔혹한 상황을 추정할 수 있는 소리가 그대로 전달됐다.
범행 이후 차를 타고 도주한 A씨는 사건 발생 1시간 40여분 만인 이날 오전 11시 35분께 검거됐다.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경주에서 검거됐습니다. 바다를 못 본 게 조금 아쉽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라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은 A씨가 검거된 이후에는 휴대전화 등을 더는 사용하지 못하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검거되기 직전 해당 글을 쓴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A씨를 연제경찰서로 압송했으며,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한 노래방에서 50대 남성이 지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일 살인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 A씨를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한 노래방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40대 남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와 B씨는 각각 일행과 노래방에 왔다가 우연히 마주쳤고, 평소에 사이가 좋지 않았던 두 사람 사이에 시비가 붙은 끝에 살인 사건으로 번진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이 다툰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법원은 지난 3일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경찰은 살인 혐의로 A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같이 살인사건이 빈발한 것은 무엇보다 치정과 원한, 대립 등을 심리적으로 다스리지 못한 사회병리 현상의 하나로 보인다. 따라서 관련 학자 및 사회단체, 지역공동체가 적극 나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