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지옥 된 핼러윈"... 이태원 149명 압사 참사..정부 긴급대응 나서

인파 한꺼번에 몰리며 순식간에 참사…도로 바닥서 심폐소생술
아비규환 현장 사고 현장 나온 유가족 충격에 혼절하기도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29일 오후 10시 45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데이를 맞아 축제 인파가 대거 몰리면서 현재까지 149명이 압사하고 150여명이 부상당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부터 중앙재난안전본부(중대본)을 가동하고, 긴급 대응에 나소고 있다. 

 

30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29일 밤 10시 45분경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핼러윈데이 압사 사고의 사망자가 149명이다.  부상자 중에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사람이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돼 사망자가 더 늘어날 우려 또한 크다.

 

이번 사고는 이태원로의 클럽 주변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브리핑에서 “사망자가 클럽 주변에서 주로 나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클럽 주변을 수색했다”고 설명했다.

 

사망자들은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에 안치됐다. 부상자들은 인근 순천향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에 나뉘어 이송됐다.

 

경찰에 따르면, 29일 밤 이태원 일대에서 핼러윈 데이를 맞아 곳곳에서 파티가 벌어졌다. 사고는 해밀톤호텔 인근 내리막길로 된 좁은 골목에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핼러윈 행사 축제 중 인파가 넘어지면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는 29일 밤 10시15분쯤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인근 골목에 수십명이 깔려 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되면서 알려졌다.

 

용산소방서와 중부소방서에서 구급차가 현장 출동해 환자 이송에 나섰다. 서울 전역의 소방인력을 동원해도 대응이 어렵자 경기·인천 지역의 인력까지 현장에 투입됐다. 소방당국은 이태원역 인근 한강로에 임시 응급의료소를 설치해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10시38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11시50분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구급차 142대를 비롯해 구조 인력과 장비를 투입했다.

 

서울경찰청은 수사본부를 구성해 이태원 일대 업소들이 안전조치 의무를 다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수사할 방침이다. 이태원을 관할하는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직원을 비상소집하고 100명을 동원해 현장을 수습했다. 서울경찰청은 인근 6개 경찰서 형사·의경 인력을 투입했다.

 

압사 참사가 난 이태원세계음식거리 해밀톤호텔 옆 경사진 좁은 골목엔 쓰어빔 환자와 시민, 소방관, 경찰 등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긴급 출동한 소방관들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여기저기 쓰러진 사람을 하나씩 구조해 큰 도로로 옮긴 뒤 심폐소생술(CPR)을 했다. 소방관과 경찰뿐 아니라 환자의 친구와 시민까지 가세해 의식을 잃은 사람들의 가슴에 심폐소생술을 하고 팔다리를 주무르며 안간힘을 쏟았다.

 

핼러윈 데이로 인파가 몰린 이태원 일대는 늦은 밤 압사사고로  지옥같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한 시민은 "서양 '귀신의 날'을 즐긴다고 나온 사람들이 이 무슨 날벼락이냐"며 하늘을 쳐다보며 눈물을 삼켰다. 다른 시민은 "할로인데이가 뭐냐. 귀신과 놀아날 일이 있느냐"며 한숨지었다.

 

이날 사고 현장에는 동행한 지인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길거리에서 지인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하는 장면도 속출했다. 한 남성은 “1시간 정도 기절해 있다가 구출돼 기억이 없다. 일어나니 친구들이 없다. (친구) 3명이 연락이 안 된다”고 말했다. 지인으로 보이는 사람은 사망자의 손을 붙들고 울부짖거나 시신을 부둥켜 안고 우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고 휴대폰 연락이 안된다는 시민들도 심야에 이태원을 찾아 가족을 찾는 모습도 보였다.  60대 한 시민은 “아들이 연락이 안돼 뉴스를 보고 왔다”며 “전화를 10통 이상 걸었는데 연락이 안된다”며 가슴을 쳤다.  시신이 안치된 용산구 다목적 실내체육관을 찾은 한 시민은 아들의 죽음을 확인하고 주저앉아 울음을터뜨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목격담이 올라왔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방금 죽다가 나왔다”며 “이태원 가파른 길 클럽 골목에서 나오는 길에서 위에 사람들이 밀었다. 초반에는 그래도 (공간이) 있었는데 시간 지나면서 (양방향) 대립 상태같은 느낌으로 위에서 밀었다”고 적었다.

 

또 “유튜버랑 연예인들이 와서 메인거리 차도가 꽉 막혔다”며 “사람들이 ‘꺄 연예인이다!’ 하고 쫓아감. 비키라고 소리지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도로) 중앙에서 셀카찍는 애들도 봤다”는 글도 올라왔다.

 

사고 당시 주변 업소들의 비협조가 사상자를 늘렸다는 성토의 목소리도 들렸다. 한 시민은 “술집들이 길거리에 테이블을 내놓아 들어오려는 사람과 나가려는 사람이 뒤엉켰다”며 “사람들이 쓰러지자 인근 가게로 대피했으나 마감 시간이라며 거리로 내보내는 바람에 더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했다. 다른 시민은 “좁고 난간이 있는 골목쪽에서 (부상자가) 많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되니까 턱이 있는 데로 올라갔지만 (업소) 가드가 막았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3년 만에 많은 인파가 모인 핼러윈 데이의 참상은 예고된 인재였다. 29일 저녁 이태원 일대는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렸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에 사고대책 본부를 차리고 구조 활동에 나서면서 사고 원인과 대책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기획·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