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성산업 중독...'직업성 질병' 경시금물, 더 큰 화 불러온다

직업병 방지 위한 대책 필요..기업 환경 개선 필요
안전표준구축 통해 기업 재정 확보·근로자 건강 지켜야

 

한국재난안전뉴스 노혜정 기자 | 최근 경남 창원 두성산업에서 독성 물질 노출에 의한 근로자의 급성 중독 의심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직업성 질병'에 따른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이슈로 떠올랐다. 

 

중대재해법 적용 1호 사례가 된 삼표산업의 채석장 붕괴사고로 '사고'에 대한 중요성이 큰 관심을 모았는데,  이처럼 근로공간에서 화학물질 혹은 바이러스 노출에 따른 중독 혹은 감염에 대해 제대로 예방 및 대응하지 못할 경우, 직업성 질병도 회사 경영에 큰 영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실제 사례가 제시된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산업재해 발생현황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수 2천62명 중 질병 사망자수는 1천180명으로 사고 사망자수(882명)에 비해 198명이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 사망은 작업 관련 뇌심장질환, 진폐, 직업성 암을 포함해, 이번 두성산업 사례와 같은 각종 화학물질 중독과 모두 관련이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산업보건(occupational health)의 중요성이 '사고' 이슈로 언론의 주목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데다 추상적인 개념으로 취급돼서 기업 입장에서 대응관리가 제대로 이뤄짖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두성산업 사례가 부상하면서,  산업보건 위해(危害, hazzrds) 요인에 대한 평소 대응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한 산업보건전문가의 기업 내 배치가 필수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통해 근로자 안전에 대한 기업의 책임감과 안전 의식을 높이고 있다. 더불어 산업안전보건법 시행으로 50인 이상 기업의 근로자 건강관리를 위해 전문 보건관리자 인력 선임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직업성 질병은 사고와 달리, 즉각적인 부상이 아닌 차차 쌓여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누적되는 질병의 경우 만성, 쇠약이나 시간이 지나 치명적인 질병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이나 중증 폐 질환과 같은 심각한 직업병은 긴 잠복기가 있고, 작업 환경이나 근로 조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게 드러나기 전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고질적인 직업병은 물론 국내외를 가리지 않은 문제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도 매년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업무 관련 사고와 질병으로 사망한다.

 

안전보건전문가는 직업병 발병률은 감소하고 있지만, 작업을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주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은 근로자에게 새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런 기술과 이와 관련된 위험을 이해하는 것은 기업이 위험을 보다 잘 처리·제거하고 완화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기업에서 근로자들을 위해 산업보건전문가와 함께 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산업안전보건 담당자는 기본적으로 작업장에서 잠재적인 스트레스와 위험을 식별하고 평가한다. 작업장에서 부상이나 질병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발생하는 위험을 해결하고 위험·통제를 위한 솔루션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더 넓은 범위에서 공중 보건을 증진하기 위해 힘을 쓸 수 있는 업무에 충실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업위생관리기사가 이런 업무를 담당한다. 근로 환경과 기업이 직원과 주변 지역 사회 모두에게 안전한지 확인하고, 작업장에 이미 존재하는 특정 위험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작업장을 검사하고, 잠재적인 건강·안전 위험을 식별하기 위해 과학적 데이터를 활용하고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작업 환경 소음 수준 ▲곰팡이 ▲유해 화학물질 ▲안전 프로토콜 검토 등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소음을 개선하거나 덜 유해한 화학물질들로 대체하는 등의 개선 사항이 진행될 수 있다.

 

미국도 직업설 질병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1968년과 2002년 사이에 규폐증으로 인해 미국에서 약 7400만명이 사망했다. 오늘날에도 산업안전보건국(OSHA)은 ▲제조 ▲광업 ▲건설·기타 산업 분야에서 230만명의 근로자가 호흡기 등 기타 발암 물질에 노출돼 있다고 추정했다.

 

이러한 산업 재해는 기업의 재정에도 큰 악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에서 직업상 부상과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연간 약 2500억 달러(297조8750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연간 국가예산의 절반 수준이다. 물론, 기업의 비용 절감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근로자 생산성 향상과 정신 건강 안전에도 도움이 된다.


산업보건전문가들은 “낙상 등으로 인한 사망 사고에 대한 위험 인식뿐만 아니라, 산업재해 사망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질병 재해가 더욱 피해가 광범위한 만큼, 기업 및 근로자 안전을 위해서는 직업성 질병에 대한 대응 여력 확보도 매우 중요하다고"며 엄격한 안전표준 구축의 실질적인 대응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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