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예방 위해 ‘사고조사’ 필수...“재발방지 선결조건”

안전사고의 80%는 사람 실수, 나머지는 장비 문제
사소한 사건분석 통해 미래사고 예방..데이터 수집까지

 

한국재난안전뉴스 노혜정 기자 | 지난달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가운데, 삼표산업 붕괴사고를 비롯해 지난 11일엔 여수 국가산단 내 대형 화학공장인 여천NCC공장 폭발사고로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중대재해 이슈가 더욱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근로자들은 재해 사고에 대한 즉각적인 사고조사(incident investigation)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이 있지만, 또 다른 사고반복을 예방하기 위해 이는 매우 필수적인 조치로 여겨진다. 이번 여천공장에서의 폭발 사고는 공장 내 열교환기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압력 테스트를 점검하다가 열교환기 덮개(플로팅 커버)가 튕겨나가면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조사’라는 용어 자체가 직원들의 안전 평가를 불안하게 하거나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건설 현장 사고의 진상을 파악하는 것이 향후 유사한 상황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기업은 사고 조사를 계획하고 견고하게 실행해 직원의 우려를 극복하고, 중요한 조치 항목으로 귀결되는 완전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의 위험안전보건 전문가는 “사고가 발생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면 재발 예방도 어렵다”며 “사고조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직업 안전과 건강지(occupational health & safety)에서 밝힌 성공적인 사고조사를 올바른 사고보고서 작성을 통한 재해사고 방지 내용을 소개한다. 

 

작업 현장 사고는 무조건적인 불행이 아니라, 적절한 조사를 통해 직원 체인 전체에 걸쳐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다. 조정이 필요한 영역에는 ▲관리 시스템 ▲작업 절차 ▲통신 ▲잘못된 작업 장비 ▲부적절한 보호 장비가 포함된다. 철저한 사고 조사를 수행하는 것은 직원 안전에 대한 약속이다. 또한 사고를 방지하면 사기성 근로자 보상 신청 또는 보험 청구를 방지할 수 있다.

 

조사 시기(When to Investigate)

경미한 결과를 초래하는 일이라도 넘어가지 말고 모든 사건을 분석해야 한다. 조사하는 사고가 많을수록 미래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더 많은 데이터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안전보건 전문가는 사고를 ‘우발적 사고’ 또는 ‘유사한 사고’로 분류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만약에 특정 사고에 대해 우연히 발생한 것으로 치부한다면, 이런 사고가 앞으로 또 일어나더라도 경영진이나 피해자 모두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별도로 할 일이 없는 것이다. 즉, 예방노력이 필요 없는 상황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작업장 사고의 약 80%는 사람의 실수로 발생하고 20%는 장비 고장과 관련 있다.

 

근로자의 보고 권한 부여(Empowering Workers to Report)

사고 예방은 위해(hazards)과 위험(risks)을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직원이 위험한 행동이나 사건을 보고해야 관리자가 조사를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소수의 근로자만이 부주의한 행동이나 사고에 대해 다른 직원에게 이야기하거나 감독자에게 보고할 의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건이 직장의 관습 또는 문화 시스템적 부적절함으로 인해 보고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게 누적되면 대형 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 

 

안전사고 전문가들은 사람의 잘못으로 발생한 사고 중 약 70%는 체계적인 약점에서 비롯되고, 나머지 30%만이 개별 작업자의 실수에 의해 생긴다. 사고에 연루된 직원은 비난을 받거나 판단력이 좋지 않은 것으로 간주돼, 많은 사람들이 업무 압력, 문화 또는 문제를 간과하는 감독자의 경향에 따라 결국 '가장 나쁜' 결정을 내리게 된다는 것이다.

 

성공을 위한 계획(Planning for Success)

그간 이뤄진 사고 조사는 대부분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던 게 사실이다. 또한 어떻게 조사할지에 대해 충분한 교육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 결과, 조사를 하더라도 그 조사 결과물이 사고 방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분석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처럼 안전이 중시되고 중대재해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이상, 사고보고·조사를 위한 명확한 형식과 프로세스를 갖춰야한다.

 

안전보건 전문가는 이에 대해 “직원과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사고자를 심문하는 자세를 취하기보다는, 예방을 위해 정보 수집하기 위한 과정에서 사고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며 “경영진은 사고조사 결과를 제대로 알려서 향후 작업장 안전문화 정착과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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