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업성 질병 중대재해 나왔다...철저 원인규명 필요

한 해 1000명 이상 질병 재해로 사망
전문가들, 처벌 치중보다 재발방지 기회돼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선임기자 |  경남 창원시 소재 에어컨 부속자재 제조업체인 두성산업(대표 천성민)에서 독성물질로 인한 급성중독으로 16명의 직업성 질병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직업성 질병으로 인한 중대재해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일 고용노동부와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등에 따르면, 노동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창원산단 내 두성산업을 상대로 전격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 곳에서 제품 세척 공정 중 16명이 트리클로로메탄(무색의 휘발성 액체로, 화합물의 용제, 마취제 등으로 쓰임)에 의한 급성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성산업은 근로자 50인 이상의 사업체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해당 직원을 검진한 병원이 한국산업안전공단에 이 사실을 보고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노동부와 산업안전공단은 해당 공정에 투입된 직원 71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직원 16명이 트리클로로메탄에 의해 급성 중독된 것으로 확인했다. 

 

고용노동부는 이에 따라 두성산업에 작업환경측정과 보건진단명령 등의 행정조치를 내리는 한편, 보다 정확하게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이번 두성산업의 집단 중독은 중대재해법상 중대재해 유형 3개항 중 하나인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에 해당한다. 지난 2020년 기준으로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 2062명 중에서 질병 사망자수는 1180명으로 사고 사망자수(882명)보다 100명 이상 많은 규모다. 

이같은 직업성 질병은 매몰 및 추락 등에 의해 발생하는 사망사고에 비해 언론의 주목을 덜 받고 있지만, 사실상 더 심각하다고 할 수도 있는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상황을 제대로 확인해봐야 알겠지만, 중대재해법 시행 후 첫 발생한 것이므로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해 재발방지에 나서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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