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화재안전... 잇따른 아파트화재, 연기 질식사가 대부분

상황 여의찮다면 화장실 등 화염과 먼 곳으로 이동 젖은 수건으로 막아야
부산소방재난본부 철거 예정 빌라서 화재 실험
2018년부터 5년 동안 아파트 화재 1만4230건 발생, 사망자는 180명
연기흡입 사망자 127명, 화상 13명, 뛰어내림 9명, 기타 31명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아파트 아래층이나 옆층에서 불이 났을 때, 대피해야 하는 것이 안전햔갸. 그 자리에 머물러 있어야 안전한가. 집안에 이미 유독 개스와 함께 검은 연기가 들어차고 화마가 덮쳐올 때는 누구나 당황하게 된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절망적인 상황. 어떻게 대처해야 생명을 건질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부산소방재난본부가 내놨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18일 오후 부산 남구의 한 철거 예정인 4층짜리 빌라에서 화재 현장을 구현한 화재 상황을 실험했다.

 

최근 서울 도봉구를 비롯 대구, 경기, 충청 등 인명피해를 일으킨 아파트 화재가 주로 검은 연기를 피하지 못해 일어난 것에대한 구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같이 실험에 나선것이다. . 

 

소방대원들은 화재가 발생해 대피할 때 현관문을 닫고 나간 경우와 열어두고 나간 경우를 가정했다. 현관문을 열어둔 경우 빌라 1층 안방에 불을 지핀 지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화재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현관문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검붉은 화염은 현관문 밖으로 나와 빌라 복도를 새까맣게 태웠다. 실제 1층에서 발생한 연기는 1분 20초 만에 4층 계단까지 올라왔다. 점화한 지 4분 50초가량이 지났을 때는 4층 계단에서의 일산화탄소 농도가 7천28ppm을 기록했는데, 이는 흡입한 사람이 10∼15분 뒤 사망에 이를 만큼 치명적인 수치다. 

 

반면 현관문을 닫고 나온 경우에는 적은 양의 연기만 복도로 빠져나왔고 더 이상 불이 번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집 안에서 불이 나 밖으로 대피할 때 현관문을 열어두고 나오면 더 많은 공기가 집안 내부로 유입돼 연소가 빨라진다"며 "현관문을 통해 나온 유독가스는 복도를 통해 대피하는 이웃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주택의 경우 이처럼 복도로 유입된 연기를 흡입한 탓에 큰 피해와 인명피해를 당한 경우가 많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아파트 화재로 대피할 당시 복도에 깔린 연기를 흡입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며 "적절하게 대피하지 못했을 때는 무리하게 움직이는 것보다 오히려 집 안에서 소방당국의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소방청 화재 발생 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5년 동안 발생한 아파트 화재는 1만4230건으로 사망자는 180명이다. 이 가운데 연기흡입으로 인한 사망자는 127명으로 화상 13명, 뛰어내림 9명, 기타 31명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다.

 

소방당국은 이처럼 공동주택에 불이 났을 경우 무조건 대피하러 가기보단 상황을 먼저 판단하고 대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자기 집에서 불이 났을 경우 계단을 이용해 낮은 자세로 지상층, 옥상 등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다른 집에서 불이 났다면, 자기 집으로 화염이나 연기가 들어오는 상황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만약 자기 집으로 연기나 화염이 들어오려 한다면 밖으로 대피해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찮다면 화장실 등 화염과 먼 곳으로 이동해 연기가 들어오는 것을 젖은 수건으로 막는 등 대처해야 한다고 소방 당국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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