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화재로 5명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간 이른바 '방음터널' 사고에 대해 정부가 방음시설 안전대책을 내놓았다.
과천 방음터널과 같이, 비용 절감을 위해 화재에 취약한 재료를 썼던 유사 시설물을 조기 철거하거 교체하는 게 핵심인데, 예산 투입과 교체 등에 따른 시일이 적지 않게 걸리는 만큼, 조속히 행동이 뒷따르지 않는다면, 유사 참사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어명소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이날 오후 2시 ‘방음시설 화재안전강화 대책’ 논의를 위해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개최해, 행정안전부, 환경부, 소방청 등 유관부처와 경기도, 한국도로공사 등 방음시설 운영기관이 모두 참여하여 화재 등 유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발생 이후 현장수습과 더불어 방음터널 등 방음시설 전수조사, 도로관리청에 PMMA 소재 방음터널 중단 및 기존 방음시설에 대한 화재안전 대책을 긴급 지시 등 그간의 노력을 설명하였으며, 전문가 회의 등을 통해 마련한 화재에 취약한 방음시설의 조기 철거·교체 방안, 방음시설 화재안전 강화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관계기관 및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하였다.
당시 짧은 시간에도 순식간에 5명이 사망한 요인은 방음터널에 사용된 열 가속성 플라스틱이었는데, 폴리카보네이트(PC)와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등의 물질로 만들어져 불이 한 번 옮겨붙을 경우 일반 목재에 비해 5배 가량 빨리 타면서 유독물질을 내뿜는다. 따라서 이를 교체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이다.
이날 회의에서 어 차관은 “지난 12월 29일 발생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다섯 분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부상자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최근 연이어 발생한 방음터널, 방음벽 화재사고로 인해 도로 방음시설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진 만큼, 화재에 취약한 PMMA 소재를 사용한 방음시설의 철거·교체 등 조속한 대책 마련 및 추진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였다.
화재 안전 전문가들은 "아크릴 PMMA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의 경우, 방음시설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 쓰이는 만큼, 화재 취약 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