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생태계 교란 주범 ‘폐어구’..대책 시급하다

바다 유입되는 폐어구 양 4만톤..수거되는 폐어구 1만톤 불과
폐어구 바닷 속 분해과정서 미세플라스틱 발생..환경 문제 유발

 

한국재난안전뉴스 장수빈 기자 | 매년 증가하고 있는 해양쓰레기 탓에 전세계가 고민에 빠졌다. 해안가에서 수거한 쓰레기만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2만톤이 넘는다. 문제는 해양 쓰레기가 갈수록 증가해 수거하는 것만으로 한계가 있는 탓에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4일 해양경찰청 및 해양당국에 따르면, 전 지구적으로 생태계 교란 요인이 많지만, 그중에서 바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교란시키는 요인으로 해양오염과 플라스틱 쓰레기보다 폐어구에 의한 것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폐어구는 더이상 못쓰게 되어 바다에 버려진 그물이나 통발밧줄 등의 어구를 말한다. 해양수상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양 폐기물은 연간 14.5만톤 수준인데, 그 중 50%가 폐어구이다. 한 해 동안 바다로 유입되는 폐어구 양은 4만t을 웃돌지만 수거되는 폐어구는 고작 1만톤에 불과하다.

 

폐어구는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존재이다. 버려진 폐어구에 걸려 죽는 현상을 ‘유령어업(Ghost Fishing)’이라고 한다. 이로인해 어류뷰터 거북이, 물개 등 많은 해양동물들이 버려진 폐그물에 걸려 죽거나 상처를 입는다.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위협적인 존재인데, 전체 선박사고의 원인 중 10분의 1이 해양쓰레기이다. 폐어구가 선박의 추진기에 감겨 사고를 유발하는 경우는 한 해 300건으로 적지 않은 숫자다.

 

밧줄과 그물 등의 어구는 일반 플라스틱보다더 더 강하고 질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어 물 속에서 자연적으로 사라지기 위해서는 600년이라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동시에 이러한 분해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해 환경면에서는 아주 큰 골칫거리 중 하나다. 또 폐어구가 분해되고 부식되면서 생태계 교란을 초래하면서 어업인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국내에서는 폐어망을 재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추세다. 먼저 삼성전자는 신제품인 ‘갤럭시S22’  시리즈에 폐어망을 재활용해 내부의 키 브래킷과 S펜 커버 부품에 적용했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폐어망 50t 이상을 재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수거된 폐어망은 나일론 섬유로 변신한다. 효성티앤씨는 페어망에서 나일론 섬유를 뽑아내 국내외 아웃도어 브랜드에 월 150t 이상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많은 기업들이 폐어구의 불순물을 제거 후 여러 과정을 거쳐 패션소재로 활용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폐어구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생분해성 어구 성능을 개선하고 관리체계 강화에 나선다. 또 어업인이 폐어구를 반납할 시 경제적 이점을 제공해 폐어구의 회수 체계를 구축하는 방침을 내세웠다.

 

정부당국와 산업계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여전히 바닷 속에는 수거되지 않은 수많은 폐어구는 바다 생태계 위협의 주범이다.

해양 전문가들은 "바다로 유입되는 여러 쓰레기와 폐어구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노력과 바닷 속 생물을 살리고 지구를 지키기 위한 더욱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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