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역수지 2개월째 적자...복합요인 점검할 때

인플레이션 요인인 금리와 환율 변수 살펴봐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머리카락을 잘라 가발을 만들어 수출했던 소위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라는 말은 귀가 달도록 들어왔다. 그런데 그 수출이 2개월째 줄어든 반면 석탄, 가스, 원유 등 원자재 수입은 늘어 무역수지가 2개월째 적자라고 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 48억9000만 달러는 1966년 무역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규모였다고 한다. 1월 수출은 15.2%로 늘었지만 수입은 35.5% 폭증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12월 5억9000만 달러에 이어 적자폭이 큰 폭으로 늘었다. 또한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라고 한다.

 

석탄, 원유, 가스 등 자원재가 부족한 우리로써는 상품을 팔아야할 원자재를 수입해서 가공해 수출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 원자재의 공급과 가격에 따라 무역수지는 늘 가변성을 안고 있다. 하지만 원자재 이외의 여러 가지 요인도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로 각국이 무작정 풀어 논 돈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긴 소위 인플레이션 요인이다. 돈이 넘쳐나니 안 오른 원자재가 없을 정도로 수입한 원자재 값이 폭등해 수출이 늘었다 해도 무역수지가 적자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무역수지 적자뿐만이 아니었다. 국민 생필품이라는 라면부터 서민들의 애환을 위로하는 막걸리 값까지 밀어올렸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지난 2년간 코로나가 덮친 파장은 확진자와 사망자 폭증 뿐만이 아니라 수출입을 교란시키는 봉쇄 등 복합적인 역작용을 낳고 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국면에 우리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무역수지 적자 요인에서 엿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19개월째 무역수지를 포함한 경상수지는 흑자를 기록 중이지만 주축인 무역수지 적자폭이 2개월째 적자이고,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통상당국이 그 원인을 발표만 할 것이 아니라 개선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소리로 들린다.

 

국가 간 상품 및 서비스, 자본, 노동 등 생산요소의 이동에 따른 수입과 수출의 주요축인 상품에 해당하는 무역수지가 적자라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경상수지는 흑자인데 무역수지는 적자라는 '소리는 앞에서는 남고, 뒤에서는 밑지는' 구조를 고착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을 부추긴 주요 요인 중 하나는 각국이 코로나로 위축된 경기를 방어하기 위해 무작정 풀어놓은 돈이다. 고삐 풀린 돈을 통제하지 못하면 얼마든지 원자재 값은 부르는 게 값이 될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한국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지난 2년간 풀어놓은 돈 값을 높이는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속도와 폭이 각국마다 달라 뛰는 원자재 값을 통제하는 데는 못미치고 있는 듯하다. 상품 수출입을 담당하는 통상당국 뿐만 아니라 돈 값을 움직이는 통화당국도 함께 살펴야할 부분이다.

 

코로나 이면에 숨겨진 금리와 환율의 게임이 무역수지에도 깊게 배어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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