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18일 "정부가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자유의사에 기반한 행동에 위헌적 프레임을 씌워 처벌하려 한다면 의료 대재앙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전북 원광대 의대생 160여 명이 집단 휴학계를 제출했다.
원광대 의대생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18일 집단 휴학계를 제출했다.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계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원광대 의대생 160여 명은 전산으로 휴학원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의협 비대위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의 의사 집단행동 관련 대국민 담화 발표 직후 "정부가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자유의사에 기반한 행동에 위헌적 프레임을 씌워 처벌하려 한다면 의료 대재앙을 맞이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공의를 포함한 의사들이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자 18일 "실제 행동으로 이어져 의료공백이 벌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한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은 국민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삼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지금 우리 의료체계는 위기에 놓여 환자와 의사가 다 같이 심각한 괴로움을 겪고 있다"며 중증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사례와 이른바 소아청소년과 '오픈런', 수도권 원정 치료 등 문제들을 지적했다.
이에 비대위는 "한 총리의 대국민 담화문은 의사들의 자율적인 행동을 억압하고 처벌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며 "한국 의료를 쿠바식 사회주의 의료 시스템으로 만들고, 의사를 악마화하면서 마녀사냥하는 정부의 행태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정부에 경고한다"며 "만약 정부가 대한민국 자유시민인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자유의사에 기반한 행동을 처벌하려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의료 대재앙을 맞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또 "만약 정부가 국민과 환자들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의료 시스템을 정상적인 방향으로 개혁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폐기하고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이달 16일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한 결과 19일까지 해당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에는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6시 현재 총 23개 병원에서 전공의 715명이 사직서를 내는 등 '빅5' 병원 외에도 집단 사직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선배' 의사들의 단체인 의협 비대위는 전날 회의를 열어 전 회원 투표로 집단행동 시기를 결정하고, 오는 25일 전국 대표자 비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투쟁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한편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원광대 의대생 160여명이 18일 집단 휴학계를 제출했다.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계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원광대 의대생 160여명은 전산으로 휴학원을 신청했다. 전국 의대생들이 동맹휴학을 결의했으나, 실제 휴학계를 낸 것은 원광대가 첫 사례다.
앞서 한림대 의대는 지난 15일 4학년 학생들이 집단휴학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현재까지 실제 휴학계를 낸 학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학 의대는 동맹휴학을 결의한 뒤 20일 동반 휴학계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원광대 학칙에 따르면 휴학 처리를 위해 학부모 동의가 필요하다. 휴학계를 제출할 때 학과장도 경유해야 한다.하지만 아직 학부모 동의서를 제출한 학생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산상으로 제출됐기 때문에 학과장 경유 절차도 지켜지지 않은 상태다.
교육부는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계 제출과 관련해 "동맹휴학이 휴학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승인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하는 등 학사 관리를 엄정히 해달라고 대학 측에 요청했다.
교육부는 "휴학계 처리 여부에 대해 원광대에 학칙에 따르라고 안내했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의대생들이 동맹휴학 등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자 교육부 내에 '국립대병원 및 의과대학 상황대책반'을 구축하고, 전국 40개 의과대학과 비상연락체계를 가동해 대학별 학생 동향·조치를 점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