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石化그룹, 박찬구 회장서 3세 박준경 사장 체제로

경영 일선서 후퇴.. 무보수 명예회장으로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의 4남으로, 형인 박삼구 전 그룹 회장과 경영권 갈등을 겪었던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 손을 뗀다. 장남인 박준경 현 사장으로의 경영 체제가 바뀌는 것으로, 창업 3세 경영이 시작된 셈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전날 금호석유화학 경영진에게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무보수  명예회장으로 남을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의 4남이다. 1976년 한국합성고무(현 금호석유화학)에 입사해 47년간 석유화학 업계에 몸담아 현재의 금호석유화학의 틀을 만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형인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대우건설 인수 과정에서 갈등을 빚으며 2009년 이른바 '형제의 난'을 겪기도 했다. 금호가는 두 형제의 갈등으로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나눠졌다. 이후에도 상표권 맞소송을 벌이고 고발전을 벌이는 등 수년간 대립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2021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며 전문경영인인 백종훈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박 회장이 물러나며 박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사장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사장은 2007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했으며 2010년 금호석유화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2021년 6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1년 반만인 작년 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작년 7월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재계에서는 박 사장이 사내이사와 사장에 잇따라 오르자 금호석유화학그룹의 3세 경영체제 전환이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시작한 박 사장 앞에는 지배력 확보와 경영 능력 입증 등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박 사장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율은 작년 12월 말 기준 7.45%로 박 회장(6.96%)보다 많다. 박찬구 회장 딸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부사장은 작년 말 구매 담당 전무에서 승진해 지분 1.01%를 보유했다.

앞서 박 회장의 형이 박철완 전 상무가 벌였던 경영권 분쟁에서 박 회장과 박 사장 측이 승기를 잡았지만, 박 전 상무가 금호석화의 개인 최대 주주라는 점은 여전히 불안 요소라는 분석이다. 박 전 상무 측의 지분율은 10.57%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 용퇴는 재계 전반적으로 경영환경 급변에 따른 사업의 신속한 의사결정의 필요성과 함께, 그룹 지배력 확보에 대한 자신감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며 "3세인 박 사장으로서는 리더십 발휘를 통해 신성장동력 확보를 열어가는 게 큰 숙제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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