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통공약 추진기구 제안 협치 시험대 삼아라

민생 챙기는 게 공약 실현의 첫 걸음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지난 대선 기간 중 여야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서로 경쟁적으로 상대방 후보 공약을 표절하다시피 비슷비슷한 사안들이 많았다. 얼핏 보기에는 그 나물에 그 밥처럼 보였다. 누가 대통령이 되던 공약에는 특이한 사항이 없었다. 문제는 공약이 빈말에 그치지 않고 입법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느냐 였다. 실행 1호라 할 수 있는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시대도 용산시대로 바뀌었고 이마저도 취임식과 함께 국방부건물 집무 여부는 미지수다. 하물며 나머지 공약은 국회라는 입법과정을 거쳐 법으로 명문화 하지 않고는 한 발짝도 못나간다. 인수위원회가 뜬금없이 주택임대차보호 3법 폐지를 들고 나왔지만 이 역시 국회에서 법을 폐기하거나 수정하지 않고는 공염불로 끝날 수 있다. 국회라는 통과문을 지나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20여 일간 팽팽한 공방을 벌이는 사이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제안이 나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9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국민의힘에 대선 공통공약 추진기구를 구성하자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대선(에서 제시한) 공통된 공약을 추진하는 것은 민생을 회복하고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첫걸음"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여야가 입을 모은 대선 공통공약을 더 미룰 필요는 없다. 입법 추진에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기에 더 속도를 낼 수 있다"면서 "공통공약추진기구의 조속한 구성으로 민주당은 국민과 한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기초의원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관련, "이 역시 대선에서 여야 후보의 공통된 약속이었다. 국민의힘만 동의하면 기득권을 유지해온 양당 체제의 막을 내릴 수 있다"면서 "마지노선은 4월 5일 본회의"라고 지적했다. 국립현충원 참배후 인수위의 '임대차 3법'의 폐지·축소 검토 방침과 관련, "대선에서 이재명 (전)후보와 우리 당은 이 문제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지켜져야 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밝혀, 반대의견을 시사했다. 거야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할 경우 임대차3법은 유지될 수밖에 없다. 입법 2년도 안된 임대차3법을 폐지하겠다고 한 인수위에 경고를 한 셈이다.

 

대통령을 내지 못해 야당으로 전환된 더불어민주당 신임원내 대표 제안이지만 윤 당선인의 공약을 실현시키려면 귀 기울려야할 사안이다. 아니 적극 호응해야할 사안이다. 국회 172석의 과반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동의 없이는 모든 입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어렵기 때문이다. 입법부인 국회는 여전히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다. 아무리 빛좋은 공약도 국회라는 문턱을 통과해야한다. 윤 당선인과 인수위가 선거공약에 이어 새로운 국정방향을 제시하더라도 국회의 동의 없이는 모두 중단될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누구보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이상과 현실을 직시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국회 협조를 구해야할 사안을 무리하게 인수위에 주문해서 오도가도 못하게 한다면 결국 부담은 윤 당선인에게 지워질 뿐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공동공약추진기구 제안은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민이 실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공약부터 같이 실천하자는 제안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협치안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렇게 해서 여야가 공감대를 쌓아간다면 보다 큰 틀의 국정방향에도 힘을 모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인수위는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제안을 우선 먼저 검토해서 새로운 국정방향에 힘을 싣기 바란다. 야당의 도움이 절실한 이때 인수위 인사들의 돌출적인 분풀이식 각기 다른 목소리는 새 정부 출범에 험한 가시밭길을 예고할 뿐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여전히  향후 2년이상은 사실상 국회의 주인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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