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장수빈 기자 | 재계 리더격인 삼성(부회장 이재용)과 SK(회장 최태원) 등이 오는 2030년 열리는 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 유치를 동분서주하고 있다. 남미, 유럽, 중앙아시아 등을 돌며서 두 오너가 직접 발로 뛰는 것을 비롯해 핵심 경영진도 발벗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먼저 SK는 최태원 회장이 2030 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을 맡은 이후, 그룹 차원에서도 공식적으로 별도조직인 WE(월드 엑스포) TF를 조직하고 최고 경영진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도쿄에서 마츠모토 마사요시(Matsumoto Masayoshi)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추진위원회 부위원장과 일본 국제박람회기구(BIE) 주요 인사와 면담을 진행했다.
이를 필두로, 장동현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겸 SK㈜ 부회장은 19일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해 크로아티아로 출국했다. 장 부회장은 21일 크로아티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부산 지지를 요청하는 한편, 양국 정부와 기업간 협력 모델 구축 방안을 논의한다.
앞서 장 부회장은 지난 12일부터 4박5일간 카자흐스탄과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를 잇따라 방문해 주요 인사들을 면담했다. 13일에는 카자흐스탄의 수도 누르술탄에서 카이르벡 우스켄바예프 산업인프라개발부 장관을 만나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한 교육 및 의료 인프라 구축과 그린 에너지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14일에는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크리스티얀 예르반 기업가정신∙정보통신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를 면담하고, ICT 분야에 강점을 가진 에스토니아와 SK가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테스트베드 사례를 만드는 방안을 협의했다.
15일에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기에드레 발시티테 국무실장, 아우스린 아르모나이테 경제혁신부 장관, 시모나스 겐트빌라스 환경부 장관 등 고위 관계자를 두 차례에 걸쳐 접견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 7월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정상회의'가 열린 피지를 방문, 수랑겔 휩스 팔라우 대통령과 시아오시 소발레니 통가 총리를 면담했고, 투발루·사모아·솔로몬제도·마셜제도 정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부산엑스포 지지를 당부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박정호 SK스퀘어·텔레콤·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달 각각 발데마르 부다 폴란드 경제개발기술부 장관과 수랑겔 휩스 팔라우 대통령을 현지에서 만나 엑스포 지지를 부탁했다.
재계 맏형격인 삼성도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종횡무진하고 있다.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일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대통령궁을 찾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에게 '2030 부산세계박람회' 개최 지원을 요청했다.
삼성전자 CR담당 이인용 사장도 지난 7일 방한한 살름싸이 꼼마싯 라오스 부총리 겸 외교장관을 접견해 삼성전자의 주요 현황을 소개하고 2030 부산엑스포 유치 협력을 요청했다. 이 사장은 경기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 꼼마싯 부총리 등 라오스 외교단을 초청해 환담을 나눴다.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은 스페인을 방문해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협력을 요청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몽클로아궁에서 페드로 산체스 총리를 접견했다. 산탄데르의 마그달레나궁에서 레예스 마로토 산업통상관광부 장관과도 면담을 진행, 유치 지원 활동을 벌였다.
재계 관계자는 국익 차원에서 엑스포는 큰 가치를 지니는 것뿐만 아니라 국가 산업 발전 및 부외 경제효과가 큰 만큼, 재계의 이런 지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