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노혜정 기자 |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 이하 경총)가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한 기업들 절반은 현상유지·긴축경영 등을 골자로 한 신중경영을 택했다고 발표했다.
2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공개한 ‘2022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에 따르면, 30인 이상 기업 243개사의 응답기업 중 53.5%는 내년 경영기조로 ‘현상유지’, 22.9%는 ‘긴축경영’을 진행한다고 답했다. 반면 ‘확대경영’으로 응답한 기업은 23.6%에 그쳤다.
‘긴축경영’이라고 응답한 기업들 중 80.6%는 구체적 추진계획으로 ‘원가 절감’을 꼽았다. 원인은 최근 불거진 ▲공급망 쇼크 ▲원자재 가격 급등 ▲임금인상과 같은 이슈 영향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투자·채용 심리도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계획 수립기업 대상, 내년 투자·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수준’이라는 응답은 각각 53.5%, 63.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투자나 채용을 확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4분의 1수준(24.9%, 25.4%)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선 미래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력 수요 변화 인식도 진행됐다. 응답 기업의 27.8%는 ‘무인화・자동화 등으로 인력 수요 감소 예상’이라고 답했으며, 61.8%는 ‘디지털 전환이 발생해도 증감요인이 상쇄돼 인력 수요는 현재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사업영역과 기회 확대로 인력수요 증가 예상’이라고 답한 기업은 10.4%에 불과했다.
또 응답 기업들은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을 평균 2.7%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국내외 주요기관들이 전망한 내년 경제성장률 3% 수준에 비해서 다소 낮은 수치다.
응답 기업들은 내년 근로자들(노조)이 임금 등 처우개선과 관련해 ▲높은 임금인상(39.7%) ▲성과평가 기준 개선 등 보상의 공정성·합리성 확보(38.4%)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높은 임금인상 요구는 기업실적 향상(11.5%)보다 근로자(노조)의 관성적 요구(42.7%)와 최저임금 인상’(39.6%)등에 주로 기인한다고 추측했다.
이번 설문에선 한국경제를 제약하는 문제에 대한 인식도 조사됐다. 응답기업 중 39%의 기업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기업 활력을 저하시키는 각종 규제적 정책을 지적했다. 이어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심화 같은 사회·구조적 문제(25.1%)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와 신성장동력 부재(19.3%) ▲높은 세율·반기업정서 만연 등에 따른 기업가정신 위축(15.2%) 순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들은 기업의 투자 촉진을 위해 차기 정부가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 정책으로 ▲규제 혁신(49.4%) ▲기업 세제환경 개선(44.4%) ▲노동분야 개혁(41.6%) 등을 꼽았다. 이어 차기 정부의 세제 정책 방향에 대해선 ▲경제 활성화·국민부담 경감 등을 위한 감세 정책(54.5%)가 응답을, ▲증세・감세 논의보다 세제 합리화가 더 시급하다는 응답이 33.5%로 조사됐다. ‘복지 재원 확충 등을 위한 증세 정책’은 12%에 불과했다.
응답 기업의 64.6%는 2022년 경영계획의 ‘최종안을 확정(11.1%)’했거나 ‘초안은 수립했다(53.5%)’고 답했고 35.4%는 ‘초안도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경총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 대해 “최근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과 함께 공급망 불안 지속, 원자재가격 변동성 확대 같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기업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