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삶이 괴롭더라도 한번 더 생각해보자"...작년 자살 10만명당 27.3명
한국재난안전뉴스 이계홍 기자 | 해마다 어두운 발표다. 2015년 이후 해마다 자살자가 늘고 있다. 자살률은 OECD 국가 중에서도 연속 최고 기록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근본적으로 사회의 책임이다. 이런 사회 병리 현상의 고리를 빨리 끊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가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23년 자살사망자 수는 1만 3978명으로, 2022년보다 1072명 증가(8.3%)했다. 자살 사망률(인구 10만 명당 명, 이하 자살률)은 27.3명으로 2022년 대비 8.5% 증가(′22년 25.2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그동안 자살률은 2015년 26.5명을 기록한 이후 2022년 25.2명까지 25-26명선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27.3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성별로 살펴보면, 전년 대비 남성과 여성 자살률 모두 증가하였다. 남성은 22년 자살사망자 9019명, 자살률 35.3명이며 23년 자살사망자 9747명, 자살률 38.3명이다. 여성은 22년 자살사망자 3887명, 자살률 15.1명이며 23년 자살사망자 4231명, 자살률 16.5명이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0대(13.6%), 50대(12.1%), 10대(10.4%)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80세 이상(-1.9%)은 전년 대비 다소 감소하였다. 자살률은 80세 이상(59.4명)이 가장 높았고, 뒤이어 70대(39.0명), 50대(32.5명), 40대(31.6명), 60대(30.7명) 순으로 높았다. 그리고 30대(26.4명), 20대(22.2명) ,10대(7.9명) 순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살률이 낮았다. 2023년 자살률 증가는 사회적 고립 및 경제난 심화 등 코로나19가 남긴 후유증이 본격적으로 발생한 것과 더불어 자살을 하나의 선택지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자살실태조사 결과, 자살에 대한 수용적 태도를 묻는 문항(자살은 때때로 관련된 사람들에게 구제책이 될 수 있다/자살만이 유일한 합리적 해결책인 상황이 있다)에 대한 동의 비율이 2018년 조사에 비해 각각 6.2%p(25.0%→31.2%), 2.9%p(24.5%→27.4%)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현 자살률 증가 추세를 엄중히 인식하고, 자살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3년 4월,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3~′27)을 발표하여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 등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른 자살위험이 급증할 것에 대비해 자살예방정책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올해 6월에는 국무총리 주재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개최하고, 8월에는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를 개최하여 자살예방정책에 대한 정부와 사회 전 분야의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 1월부터 자살예방 상담전화 번호를 109로 통합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9월 10일부터는‘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 마들랜’이라는 SNS 상담서비스를 개통하여 온라인으로 자살 예방을 위한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는 2023년 자살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증가했으며, 사회안전망을 더욱 강화하여 자살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이형훈 정신건강정책관은 “정부는 2023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24년 1월부터 7월까지 발생한 자살사망자 수도 증가한 상황임을 엄중히 인식하여 자살률 감소를 위해 지자체, 종교계, 언론계, 학계 등 사회 전 분야와 협력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살이 줄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다. 현실적인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자살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 근본 원인이 무엇이고, 구호 방안이 무엇인지 보다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OECD 국가중에서도 자살률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 이미지에도 큰 상처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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