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폭풍전야 국민연금개혁...공무원.군인연금 등 통합개혁해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저출산 고령화 시대(장수시대)가 겪을 수 있는 또다른 재앙은 노후를 연명할 생계유지이다. 노후생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는 의무적으로 매월 소득의 일정금액을 적립한다. 이를 연금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펜션펀드(pension fund)다. 적립금인 펀드는 운용 상황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지만 한 푼도 건질 수 없을 수 있다.  그 단적인 예로 미국 캘리포니아 연기금이 투자를 잘못했다가 거덜났던 적이 있었다. 그 연금에 대한 논란이 지금 뜨겁다. 왜냐하면 국가가 지급하는 기초연금에 이어 살아오면서 평생 계돈처럼 부었던 연금의 형평성 때문이다.  연금이 현 세대 뿐만아니라 이후 세대까지 지속 가능할 수 있느냐 여부라는 점에서 그렇다. 각 직종에 따라 65세 이후 수령하는 액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종류에 따라 이미 고갈돼서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고, 다른 연금은 고갈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1월 기준 국민연금 적립 현황은 1988년 이래 연금보험료 733.7조 원과 운용수익금 483.2조 원을 포함 1,216.8조 원을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때부터 지급한 연금 급여 등으로 296.4조 원을 지출하는 중이고 현재는 920.4조원원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기금을 적립해서 운용수익률이 50%를 넘는다. 그런데도 오는 2055년 이후 고갈될 것이라는 게 정부 측 전망이다.

 

문제는 국민연금보다 이미 먼저 고갈돼 우리가 매일 매일 일상에서 지출한 세금으로 땜질하는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이다. 매년 8조 원 규모를 매년 세수에 편성해서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 1973년부터이다. 앞으로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군인 퇴직자 10만여 명, 공무원 퇴직자 60여만 명 퇴직연금을 지급해야 한다. 물가 상승률을 포함한 인상률을 매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번 연금 개혁의 첫 단추를 국민연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민연금의 경우 세계 3대 연금 중 하나이고 운용수익률도 우수한 편인데도 향후 40여 년 후 고갈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제는 형평성이다. 지난 1988년 국민연금을 처음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낸 연금을 주식, 채권, 기타 자산에 투자해서 50% 넘는 수익률을 넘긴 국민연금도 40여 년 후 고갈된다고 가정하면 나머지 7대 연금은 그 이전에 고갈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정부가 사업주인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은 고갈돼서 재정으로 뒤 감당 중이다. 정부가 사업 주체인 이들 3대 연금에 대한 개혁을 못 하면서도 국민연금만을 먼저 손보겠다는 의도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공무원 지망생들이 줄을 서고 있다. 대기업 중견간부 이상들이 공무원들보다 훨씬 더 많이 내면서도 65세 연금 수령시킬 때는 오히려 3배 이상 적게 받는 게 현 8대 연금 체계다. 국민들은 노후걱정에 주름살이 늘어가는 데도, 유독 이들 일부 연금 수령지대는 철밥통으로 사계절을 모른 채 노후보장을 받고 있는 셈이다. 

 

개혁을 잘못하면 개악을 낳을 수 있다. 개혁보다 중요한 건 개선이다. 모두를 위한 최선의 답을 찾는 데 더 중지를 모아야 개혁이 개선될 수 있다. 지금처럼 각 주체 간 이해 갈등이 심각한 시대에 각자의 의견을 다 표출시켜서 공통분모를 구한 후 8대 연금의 표준안을 국민투표에 부친다면 개선의 여지는 있을지도 모른다.

 

연금 개혁안으로 인해 또 다른 갈등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려면 국민연금 주체인 보건복지부와 기타 연금의 추계를 산출할 수 있는 기획재정부 그리고 이해 주체들이 합동으로 참여하는 연금 개혁특위를 확대 개편해서라도 단일 안을 내놓기를 바란다. 일반 기업과 공무원 급여 체계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현시점을 기준으로 40년 후 어떻게 연금을 단일화 해야 할지를 고민하기를 바란다. 그런 전제라면 이해충돌의 갈등 폭을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제 조건은 더 많이 낸 사람이 더 많이 노후를 즐길 수 있는 구조라면 연금의 안정성도 확보될 수 있다. 각 주체가 내는 연금 적립금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수익률을 내는 구조라면 연금 고갈에 대한 기우는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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