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윤석열 정부 집권 2년 차 장·차관 개각이 조만간 있을 것이라는 보도이다. 기왕 하려거든 윤석열 정권의 국정 목표와 개혁에 적임자를 발탁했으면 좋겠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보면 대선 기간의 기여도에 따른 논공행상의 우선순위로 보인다. 역대 정권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바지한 인사들이 선거 때 얼마나 도왔는지 몰라도 국정 수행 능력엔 역부족처럼 보였다. 그 대표적인 인물 중 한 사람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다. 교육부 사회부총리 겸 장관은 3개월 만에 하차했고, 보건복지부 장관은 청문절차에 걸려 스스로 물러났다. 여소야대 국회 청문절차에서 우여곡절 끝에 임명된 장관들도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게 세간의 여론이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이를 반영하고 있다. 집권 이후 본인 득표율인 48%도 못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들은 전면 개각이 아닌 차관급을 중심으로 한 소폭 개각으로 점치고 있다. 개각의 줄거리는 탄핵심판대에 오른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사의를 밝힌 통일부 장관, 면직 처리된 방송통신위원장 등이고 각 부처 차관급이다. 그 정도로는 국면을 혁신하고 개혁을 밀어붙일 급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한두 곳이 아니다. 연금, 노동, 의료 개혁 등이 시급하다면서도 정부안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국회는 특위까지 구성했다가 소리 소문도 없이 발뺌한 상황이다. 이해충돌을 절충하고 미래 목표를 이끌겠다는 전투사가 없으니 국정 지지도 역시 지지부진하다.
15개월 무역적자 행진 속에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갈아치울 경제 상황도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몰려드는 인파를 통제하지 못해 대형 압사 사고가 났다. 북한 무인기가 서울 상공을 활보하는 상황도 벌어졌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맞대응 미사일이 오폭도 났다. 수능을 5개월 앞두고 출제 문항을 놓고 혼선도 빚고 있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괴담을 진화한답시고 방류도 전에 총리와 장관은 부산과 서울 수상시장을 찾아 나서 회를 즐기는 진풍경도 이어지고 있다. 귀신도 몰라야 할 국가정보원 인사 파동이 뉴스거리가 될 정도이다. 이쯤 되면 왜 전면 개각이 필요한가라는 답일 것이다.
대통령 인사권은 정권 창출에 이바지한 논공행상을 반영한다. 그에 따른 낙하산 인사는 동서고금에서 다 있었다. 이를 따지는 건 아니다. 다만 제대로 된 낙하산을 펼치라는 말이다. 0.70%의 신승이라도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국정 목표를 실현하려면 바꿀 수 없는 김 여사 빼고 다 바꾸라고 주문하고 싶다. 바꿀 수 없는 마누라 빼고 다 바꿀 수 있는 용단으로 개혁의 의지를 국민이 느끼게 해야 한다. 군부 총구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도 김재익이라는 경제수석을 발탁해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를 꺾는 데 투입했다.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는 말이 회자할 발탁 인사였다. 엄중 경고가 아닌 소신대로 전권을 부여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조선산업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대우조선의 민계식 박사를 영입한 일화도 있다. “임자 해봤어”를 주문했고 이를 실현한 인물이 민계식 현대중공업 전 회장이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조선산업에서 따돌린 기적을 일군 발탁인사였다. 삼성전자가 일본 전자 산업을 압도적으로 추월한 데는 이건희 회장의 독일 선언인 가족 빼고 다 바꾼 혁신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인사가 만사인 예이다.
가장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집권 2년 차 국정 지지도는 대략 3대 7로 열세다. 여소야대와 전 정권을 탓하기에는 조금 멀리왔다. 이를 만회하려면 과감한 선수교체도 필요한 시점이다. 1년 지켜봤으면 답은 다 나온 것이나 다름없다. 잘할 때까지 지켜보는 것은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적어도 장·차관 정도는 투입시킬부터 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