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카카오와 SPC계열 사고...복합재난시대 예방대책 시급하다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훈련을 한다. 학교에 가면서부터는 예습과 복습을 반복해서 하고, 한때는 여러 형태의 비상상황을 가정한 민방위훈련도 했다. 정부도 전쟁 등 국가위기 상황을 가정한 을지훈련 등을 한다. 모두 위기가 발생할 때를 가정한 대응 연습이다. 자동차 교통사고시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인명 피해가 많았던 점이 노출돼 안전벨트 의무화까지 강제했다.

 

수많은 훈련과 연습에도 인명 사고가 그치지 않고 있어 올해 1월 27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까지 제정해 시행에 나섰다. 이 법은 사업 또는 사업장, 공중이용시설 및 공중교통수단을 운영하거나 인체에 해로운 원료나 제조물을 취급하면서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위반해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 공무원 및 법인의 처벌 등을 규정한 것이다.

 

한국의 철강 산업의 간판 기업인 포스코는 지난 여름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쏟아 부은 물이 포항을 잠기게 하는 바람에 사상 초유의 가동 중단사태까지 겪었다. 포스코로 주변 하천 난개발로 강폭이 줄어든 상황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그 물이 코스코를 덮쳤기 때문이다. 포항이 물이 잠길 정도이니 협력업체들도 피해는 마찬가지로 지금도 복구중이라는 소식이다. 뜨거운 쇳물로 강철을 만들어낼줄은 알았지만 자연 재난에는 속무무책이었다. 포스코마저라는 장탄식이 나올 정도이다. 그 탄식이 멈추기도 전에 지난주말에는 카카오가 전 국민을 멈추게 했다.

 

자연 재난이 아닌 데이터센터 화재로 심장과도 같은 3만2천여 대의 서버가 전원차단으로 멈췄기 때문이다. 그 서버들이 문자, 텔레뱅킹, 길 찾기, 택시 부르기, 사진 전송, 다음이라는 검색 포털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심장이 정지된 상황이었다. 사람도 심정지가 8분을 넘기면 사망한다고 한다. 하물며 카카오 전산센터는 완전 복구하는데 24시간을 넘겼다. 이번에는 우리 주식으로 자리 잡은 한국의 대표급 빵 회사라 할 수 있는 파리바케트 모회사인 SPC그룹 계열 평택공장에서 빵 반죽 기계를 작동하던 20대 여성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회사는 한 순간만이라도 애도와 반성은 커녕 사람이 죽었던 그 장소를 천으로 가리고 배합기 가동이 이어졌다. 하늘을 나는 전투기와 여객기가 고장과 원인 모를 추락을 하는 경우 같은 기종 비행을 전면 중단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것을 뉴스에서 봤을 텐데도 배합기는  멈추지 않았다.

 

끼고 부딪치고 위에서 떨어지는 구조물에 날벼락뿐만이 아니라 직장 내 갑질에 따른 스트레스성 질환까지를 포괄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그런 재난과 재해를 줄여보자고 입법됐다. 올해 발효됐지만 사건 사고는 여전히 진행형이고 일부에서는 과하다며 끊임없이 법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후 보루라는 점은 안 당해봐서는 몰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포스코 사태는 국민과 조금 먼 사이라 그렇게 넘어가고 있지만 카카오와 파리바케트 계열은 국민의 소통과 빵이라는 점에서 연일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십자포화를 쏟아내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하려는 여당 의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관련자들을 처벌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둔갑술을 보는 것 같다.

 

보도에 따르면 카카오와 파리바게트 계열사는 비슷한 사건 사고가 발생한 했음에도 이에 대응하는 대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국가부터 민간과 개인까지 기본에 충실 하라는 원칙을 지키자는 취지라 할 수 있다. 고전적인 사고외에도 기후 변화와 4차산업혁명이라는 전환시대에 이번과 같은 전산장애 등 새로운 재난 요소들이 등장하고 있다. 복합 재난시대이다. 그만큼 면밀히 살펴야할 요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경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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