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 입영이라는 '공정의 길' 선택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그룹 방탄소년단(BTS) 전원이 군 입대 연기를 포기하고 순서대로 군에 입대하겠다고 한다. 국가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힌 만큼 당연한 소식이지만 국가에 기여도를 고려한 세간의 병역특례 찬반여론을 잠재운 것이어서 멋진 결정이라고 본다. BTS 소속사인 하이브(HYBE 빅히트뮤직)는 17일 “진이 이달 말 입영 연기 취소를 신청하고 이후 병무청의 입영 절차를 따를 것”이라며 “다른 멤버들도 각자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병역을 이행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소속사인 하이브는 상장된 회사라 이를 공시를 통해 밝혔지만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이들의 결정에도 투자자들이 격려하고 박수를 친 것으로 풀이하고 싶다.

 

BTS는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국방의무가 국가의 4대 의무지만 그 의무 속에도 특례라는 제도를 두고 국가에 기여자를 병역으로부터 면제시키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 기준을 적용한다면 BTS는 면제하고도 남을 만큼 한국의 대중음악을 세계에 알렸고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병역법 특례규정에 대중음악 스타들은 없다. 월드컵과 올림픽 그리고 고전음악 등에서 국제대회 수상자들에게는 혜택을 주면서 대중음악 스타들에게는 규정이 없다. 오죽했으면 잠시지만 인기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국적을 포기하고 군 입대를 회피한 예도 있다. 유승준 가수도 그중 하나이다. 그러고도 한국 입국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대중음악계지만 유승준과 BTS는 결이 달랐다. BTS는 7명의 그룹이라 어느 한 일원이 빠져도 본래 본색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소속사나 본인들의 고민이 깊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결단을 내렸다. 누구도 국가의 기본 의무로부터 당당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특례 규정에 대한 미련을 애써 기다리지 않는 모습도 대견해 보인다. 흔히 국회 청문절차를 거쳐야하는 고위공직 후보자들의 단골 아킬레스건중 하나가 남자인 경우 병역의무 여부이다. 온갖 석연치 않은 이유로 병역의무를 이탈한 흔적들이 묻어났지만 수법들이 갖가지라 국민들도 그러려니 하는 세상이다. 그러고도 그들은 국민에게 의무를 다하라고 한다. 우리는 그런 혼재된 세상에 살고 있어서 BTS도 지금의 인기와 국가 기여도를 기대했다면 구실은 있었을 것이다. 미련을 훌훌 털고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를 밝혔다는 점에서 인기 못지 않은 인기를 얻었다고 본다.

 

BTS인기는 대중가수로서의 자질 뿐만아니라 소속사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상장된 회사인 만큼 그룹 일원의 병역의무는 늘 안고 있는 고민이었겠지만 BTS 해체보다는 병역의무 절차를 따랐다. 편법이 아닌 정공법을 택했다. 공정을 요구하는 사회적 기대에 솔선수범한 것이다. 사건 사고가 터지면 기업에 타격을 입힐까봐 숨기고 꼼수를 두는 기업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하이브 입장에서는 그룹 일원의 군 입영은 대형 사건일 수 있다. 그런데도 당당하게 공시를 통해 이를 밝혔다.

 

저 출산 고착화에 따른 군 입영 자원 감소로 사단 급마저 흡수 합병하는 시대에 세계적으로 초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타들의 입영 결정은 같은 또래 청년들에게 우리도 함께 라는 동료의식까지 심어줬다고 할 수 있다.

 

국내외 팬들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국방 의무를 다하겠다고 한 만큼 그 재능이 군에서도 잊히지 않을 방안을 찾아 주는 게 국가가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축구와 스포츠 등 다른 분야처럼 재능이 녹슬지 않게 하는 여러 방안이 있을 것이다. 군대에도 입대전 소질에 따라 주특기를 우선 고려하고 있는 만큼 이를 포괄적으로 확대했으면 한다.

 

 


기획·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