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바보야...핵이 아니라 쌀이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북한의 핵 실험 징후로 핵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파키스탄과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이나 대한민국, 그리고 일본도 결심만 하면 핵은 얼마든지 보유할 여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더 이상 핵확산을 막기 위해 참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집권 여당인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사람과 핵심 인사들은 연일 전술핵과 핵무장을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발언의 배경에는 윤석열 대통령과도 무언의 교감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미국에 실질적 핵 공유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우리 국내와 미국 조야에 확장억제 관련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는데 잘 경청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이날 조선일보가 '정부가 북한이 7차 핵실험시 한국이 미국 전술핵을 공유하는 수준으로 확장억제를 강화하자고 미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핵탑재 미 항공모함 전단이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순환배치 등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에 대한 답변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징후에 대한 국내외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이틀간 북핵 대응과 관련한 윤 대통령 발언은 그간 전술핵 배치에 반대했던 것과는 달리 향후 대응책을 놓고 여러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수는 남겨놔야 한다. 소위 석과불식이다. 북한이 아무리 핵 놀이를 하더라도 같이 맞장구를 쳐야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우리도 자주국방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굳이 드러내놓고 시위하는 건 협상하자는 절절한 의사표시라는 것쯤은 익히 봐왔다. 북한의 핵 시위는 결국 주변국들의 군사력 강화와 무기 판매에 도움을 줄 뿐이다. 그 무기 구매할 돈으로 복지정책에 투입하는 게 지혜로운 정책이라고 본다. 이미 보유한 핵에 대해 계속해서 관심을 표명하면서 각국 정권들이 전쟁위기 의식을 부추기는 건 각 정부 정권 유지 수단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한미일과 북중러가 그런 대결구도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 정작 우리가 지켜봐야할 상황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그리고 고환율에 따른 무역적자이다. 핵보다 무서운 건 쌀이다. 핵은 무용지물일 수 있지만 쌀이 떨어지면 왕조나 정권도 멸망했다. 북한 정권도 이를 잘 알기 때문에 구걸하듯 핵 시위를 하고 있다. 시위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으로부터 뭔가 더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우리가 굳이 맞대응 할 이유가 없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 적대적 대응을 할 이유는 없다고 보는 이유이다.

 

영국과 미국 언론은 윤 석열 정부에게 기본기에 충실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우리는 핵보다도 더 위협적인 수출금지에 노출돼 있다. 반도체도 전기배터리와 함께 전기자동차도. 핵이 아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미래 기술을 선점하려는 우리의 온갖 시도에 각국은 여러이유로 견제중이다. 우리가 굳이 핵 놀음에 말려들 이유가 없다는 이유이다. 반도체, 전기배터리, 바이오 분야를 어떻게 주도 국가로 앞서 나가야 할지를 고민해야할 때이다. 핵보다 쌀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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