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은, 울며 겨자 먹기식 금리 인상외 대안 찾아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12일 한국은행이 물가 불안과 치솟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5개월 연속, 그리고 7월 이후 석 달 만에 다시 기준 금리를 0.50% 포인트 인상한 3%로 고시했다. 지난해 8월 이후 0%대의 기준금리를 1년 2개월만에 2.50% 포인트나 올렸지만 금년말까지 추가 인상도 불가피해 보인다. 물가와 환율 그리고 한국과 미국간 금리 역전을 좁히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기준 금리를 3%로 인상했지만 한미 간 금리 역전은 0.00-0.25% 포인트 차이가 나고 미국이 다음 달 초 또다시 0.75-1.00% 포인트 올릴 경우 금리차를 줄이기 위한 추가 인상도 예상된다. 3%대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고, 4·5·7·8월에 이은 다섯 차례 연속 인상도 한은 역사상 역대 최초 기록이라고 한다. 코로나 19가 발발한 2년 전 경기침체를 우려해서 기준금리를 파격적으로 인하, 0%대까지 유지했던 것과는 180도 다른 상황이다. 코로나로 마구 풀어놨던 돈값이 떨어진 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으로 에너지와 원자재 공급망까지 붕괴되면서 물가만 부추긴 꼴이됐다. 거기다가 미국의 대중국 기술전쟁으로 비춰지는 반도체 및 전기차 등 규제조치는 우리 경제의 수출전선을 전 방위로 압박중이다. 이달들어 지난 10일까지 무역적자는 38억달러로 올들어 누적 무역적자는 300억달러를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무역적자와 함께 환율과 금리 인상여파가 악순환처럼 반복됨에 따라 좀처럼 물가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은 미국과 금리격차를 최대한 줄이는 근접 인상에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금리 사전 예고를 통해 당분간 0.25% 포인트씩 올리겠다고 했다가 미국이 발작적으로 0.75% 포인트로 올리자 한미 간 금리차를 좁히기 위해 0.50% 포인트로 선회한 것만봐도 그렇다. 한미간 금리 역전으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로 달러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치솟은 달러화를 진정시키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으로 인한 외환보유고를 200억달러 이상 풀 수 밖에 없는 여러 요소들이 발생했던 점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로 유지되고 있고 기대인플레이션도 4%대로 좀처럼 꺾이지 않는 등 복합 악재가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간 금리 인상 러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음 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추가로 0.75% 포인트 올릴 경우 한미 간 금리차는 1% 포인트 더 벌어질 수 있다. 묻지마 인상 경쟁이다. 미국은 물가 잡기라지만 우리는 물가와 환율까지 방어해야하는 이중 삼중 고육책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불가피하게 동반되는 달러값 상승은 미국의 수입 물가는 낮아 지겠지만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악순환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의 경제정책이 결과적으로 각국의 대응책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상황이다. 현 경제상황을 주요국이 공조해서 타개하는 방안은 보이지 않은 체 금리 인상이 전가의 보도인 것처럼 마지 못해 따라가는 형국이다.

 

미국판 금리 인상 기조는 금융시장 뿐만 아니라 우리 부동산 시장과 대출시장에서 때 아닌 한파를 몰고 오고 있다. 기준금리 0%대 저금리 시절이 불과 2년 만에 3%로 전환됨에 따라 대출금리도 덩달아 치솟아 고위험 가구 부채에 시한폭탄이 째깍째깍하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공조해서 금리인상 대응방안이 무엇인지를 찾아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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