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정부, 미국에 주고도 얼굴 맞는다는 美의원 지적 되새겨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현재 한미 관계를 가장 적절하게 직격한 표현이 나왔다. 한국은 미국에 퍼주고도 맞는다는 지적이다. 그것도 얼굴 정면을 맞는 격이라고 했다. 크리스토퍼 스미스 미국 하원의원(공화당·뉴저지)은 6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가 오직 북미산에만 적용되는 것은 한국과 다른 국가에 대한 차별"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를 두고 "내 생각에 이것은 한국에 있는 우리 친구들의 얼굴을 정면으로 한 대 때린 것"이라고 비유했다. IRA이후에도 미국은 대중국 반도체 규제안을 준비 중이어서 한국은 불가피하게 또다른 뺨을 내줘야 할 판이다. 한 뺨도 모자라 다른 쪽 뺨도 내주어야 할 처지이다. 미국의 반도체 설계와 기술 등이 포함된 장비와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할 수 없게 하는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조치가 곧 발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스미스 의원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북한 인권 주제 세미나에서 현대자동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언급한 뒤 "현대차는 조지아에 공장을 짓기를 원하며 그것은 상당한 투자"라고 평가한 뒤 북미산 전기차에 지급되는 7천500달러(약 1천만원)의 보조금에 대해 "상당한 세액공제"라면서 "만약 현대차를 산다면 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그런데 내가 미국산이나 캐나다산 전기차를 산다면 나는 7천500달러를 받을 수 있다. 내가 어디로 갈 것 같으냐. 이 경우 나는 현대차는 안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생각에 이것은 한국에 있는 우리 친구들의 얼굴을 정면으로 한 대 때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미스 의원 표현대로라면 한국은 무방비로 얼굴을 맞은 격이다. 정면으로 맞는 경우는 피할 겨늘이 없는 특별한 경우라는 점에서 그렇다. 미국의 IRA법 움직임이 주미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외교부와 대통령실에 보고 됐음에도 무시에 가깝게 대응하다가 입법이 되고서야 맞았다고 억울하다고 하소연하는 형국이다. 스미스 의원은 그런 점을 양심있게 지적했다고 본다.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 하원에서 공화당 의원의 지적은 이를 두고 졸속 입법이라고까지 한 발 더 나아갔지만 그의 표현은 현 한미 관계를 냉정하게 평가할만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같은 시각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과 동아시아재단이 워싱턴DC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이 일고 있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한미 양자 협력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본부장은 최근 미국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칩4(반도체 관련 한.미.일.대만 협의체),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등 여러 양자·다자 구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파트너의 협력을 얻으려면 신뢰가 있어야 한다"며 "신뢰가 없으면 우리가 칩4에 가입하고 만약 중국이 보복하면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나"라고 물었다. 이어 "우리가 기술동맹 파트너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그 위험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나. 공급망이나 기술 동맹의 핵심은 신뢰"라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전 현직 관료라면 마땅히 지적했어야할 내용을 유 전 본부장이 대신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미국이 요구하는대로 거의 맹목적에 가깝게 신뢰한 댓가에 대한 답이 늦닫없이 얼굴 정면에 들이닥친 주먹이었다면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전 현직 공무원은 미국 공무원이 아니라는 점을 직시하기 바란다. 미국 현직 의원이 우리 상황을 얼굴 정면을 맞은 격이라고 나서는데 두루뭉술한 말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이 깊어가면 갈수록 우리의 최대시장인 중국과 화해협력의 대상인 북한과의 관계는 멀어지고 있다. 한국은 미국에게 성경구절에나 등장하는 왼 뺨을 맞거든 오른쪽 뺨도 내줘야 할 예수가 아니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치인 480억 달러에서 5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경상수지 적자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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