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대통령 취임 한달 돋보인 도어스테핑 장단점 살피길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제 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만 한 달을 맞았다. 딱 두 가지가 달라졌다. 청와대가 아닌지라 차로 출퇴근한다는 것과 그러다보니 대통령실 앞에서 대통령을 기다리는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는 소위 도어스테핑(약식 인터뷰)가 역대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및 조 바이든 전현 대통령 등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대국민과 개인적인 소통창구를 열어뒀지만,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에 출입하는 기자들과 출근시 약식 일문일답으로 국정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역대 정부가 특정 이슈에 대해 대변인실을 통해 정제된 구두 및 서면 입장을 밝히는 것과는 다른 소통 모습이다. 지금까지 도어스테핑 횟수로 치면 역대 정부가 청와대 기자단을 상대로 신년기자회견을 한 것보다 많다. 절제된 모습과는 다른 개방된 모습이라는 점에서 5년 동안 이어질지 지켜볼 대목이다. 한편으로는 신선하지만 즉흥적 소신도 거침없이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입은 이전에는 사회 현상에 대해 마지막 대변자로 나서는 게 관례였기 때문에 출근길 도어스테핑은 기대와 우려도 동시에 낳고 있다. 돌출 질의에 즉석 답변이 몰고 올 파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문제와 관련 당연한 질의가 있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난 정권에서 민변 출신들이 도배를 했다거나, 대통령직을 이용해 기업들에게 대놓고 자신의 소송비용을 대납케 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20년 수감은 맞지 않다는 발언은 꼭 해야 했는지 의문이 든다. 인사 문제에 대한 반대여론과 국민 동의가 필요한 부분을 대놓고 깔아 뭉게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국민의 여론에 귀를 항상 열어놓고 있어야 한다.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국내외 기자들이 국민의 여론을 다 대변할 수 없지만 여론의 큰 흐름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입은 가벼워서는 안 된다. 기자들의 말을 듣되 의견을 밝히는 건 신중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이 통치행위라는 점에서 정작 필요한 말을 하고 싶을 때 무게감이 떨어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은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인물이다. 미국 백악관을 출입하는 기자들조차도 배제하고 본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아무 때나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바람에 백악관 기자실이 아닌 트럼프 트위터 계정을 기자실화 했었다. 심지어는 선거 패배를 저지하기 위해 지지자들의 미 의회 난입을 선동했다는 혐의까지 받고 있다. 정제되지 않고 즉흥성이 빚는 참사나 다름없는 행위이다.

 

도어스테핑은 기자들이 가장 좋아할 윤 대통령의 장점일 수 있다. 기자 뿐만아니라 국민도 매일매일 궁금해하는 대통령의 입장이라는 점에서 개방형 대통령의 모습이라고 평가할 것이다. 하지만 그 장점이 역풍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의 사례에서 찾아야 한다. 쏟아지는 질문이야 들을 수 있지만 대통령의 답은 신중과 절제를 이탈하면 수습의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출퇴근길 도어스테핑이라는 새로운 대통령 모습이 안착하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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