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정부 ‘검수완판’으로 ‘검수완박’에 맞대응하나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이 독점적으로 향유해왔던 기소와 수사권에서 수사권을 분리하는 (검수완박)을 입법화 하자, 윤석열 정부는 검사와 검찰 수사관 출신을 장차관급 인사로 맞대응했다. 검사와 검찰 수사관 출신들 판이라는 ‘검수완판’ 인사를 지난 13일까지 마무리했다. 검수완박의 공백을 차단하려는 시도로 보일 수 있다. '검수완박'에 못지않게 '검수완판'도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윤 정부를 움직이는 대통령실 핵심 요직에 검찰 출신으로 전면 배치했다는 점에서이다. 차관급인 비서관 자리이지만  대통령실 공직기강, 인사, 총무, 부속실장이라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검찰에서 대통령실로 직행한 건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동고동락했거나 함께 일했던 이들까지 불러들였다. 법무부를 필두로 대통령실 핵심 참모진까지 한 우물만 마신 사람들을 쓴 꼴이다. 그러다보니 이를 본 이들은 벌써부터 검찰공화국이라는 말이 맞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통령비서실 내에서도 대통령의 수족이나 다름없다는 자리에 윤 대통령과 20년 이상 인연을 맺은 검찰 수사관 출신 인사들이 포진했다. 핵심 요직인 총무비서관에는 윤재순 전 대검 운영지원과장, 부속실장은 강의구 전 검찰총장 비서관이다. 역대 정부를 살펴보면 총무와 부속실장은 대통령의 의중과 일정을 담당하는 자리라 장관급보다 더 막강한 보이지 않은 권력을 누렸다. 대통령을 대신해 총대도 마다하지 않는 자리여서 그 힘 또한 문고리 권력의 상징처럼 보였었다.

 

대통령실 부속실장은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총괄하는 자리로, 여기에는 각 부처의 보고가 대통령 집무실에 도달하는 마지막 관문이라 하여 통상 ‘문고리’ 권력이라 부르는 자리이다. 대통령실에 새로 만들어진 인사기획관 자리에는 검찰 수사관 출신인 복두규 전 대검 사무국장이 돌아왔다. 인사기획관은 차관보급 직책으로 정부 전 부처와 공기업 인사를 담당하는 요직이다. 법률자문 업무와 감찰업무에도 주진우 전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와 이시원 전 수월지검 부장검사가 각각 법률비서관과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윤재순 비서관, 강의구 부속실장, 이시원 비서관, 복두규 기획관까지를 보면 검찰인사인지 대통령실 인사인지 헷갈린다. 여기에다 인사기획관을 보좌하는 인사비서관에는 이원모 전 대전지검 검사까지 합류했다. 이원모 비서관의 경우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검 연구관을 지냈고, 대전지검에서 근무하면서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수사에 참여한 인물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이 “사정기관을 장악했던 잔재를 청산하겠다”며 민정수석실을 없앴지만 오히려 더 강화한 조직개편으로 볼 수 있다. 민정수석실이 담당하던 핵심 기능들은 다시 검찰 출신 측근들로 불러 모았다. 법무부 장관에는 검찰 내 최측근인 한동훈 전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명하고, 차관에는 이노공 전 성남지청장을 임명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4인방과 법무부 장차관까지 인사를 보면 그야말로 검사와 수사관 출신들의 완전한 판이다. 이것도 부족했는지 법제처장과 보훈처장까지 검사출신 변호사로 채웠다. 군부 정권때 군 측근들을 청와대와 장관들로 채웠던 시절과 다르지 않다. 인사로만 보면 아니라고 반박할 수 없는 인사이다.

 

하지만 그런 인사는 늘 민의에 인의장막을 치는 자충수였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 핵심 요직의 측근들치고 결말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명정대해야할 공직을 부귀영화의 자리로 누린 결과였다. 누구보다 역대 정권들의 핵심 인사들을 구속 수사했던 이들이기 때문에 그 폐해는 잘 기억할 것이다. 군부도 끼리끼리, 검찰도 끼리끼리, 대통령실 마저도 끼리끼리라는 여론의 도마위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기 바란다.


기획·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