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대중의 자유와 윤석열의 자유는 다른가 같은가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윤석열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10일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750만 재외동포 여러분, 그리고 자유를 사랑하는 세계 시민 여러분”으로 시작된 3450자의 취임사중 자유를 35차례나 언급했다. 자유를 다양한 각도에서 설명하는 선생님 어조처럼 들렸다.

 

또 다른 자유가 있었다.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가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비명에 새긴 자유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생전에 실현하고자 했던 뜻을 묘비명에도 그대로 담았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통일에의 희망이 무지개처럼 피어오르는 나라를 만들겠다."라고 기억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자유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유는 다른가 같은가가 뇌리에서 맴돌았다. 김대중의 자유는 군부 독재에 의한 억압과 암살위기 그리고 쿠데타 군부에 의한 사형위기로부터 벗어난 대한민국 국민이 말하는 자유였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자유는 어떤 자유인지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건 자유가 아니었는지 의아했다.

 

취임사는 분명한 국정목표를 담은 말로 압축해야했지만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자유는 다양했다. 자유에 대한 사전풀이로 들렸다. 취임사 3450자 중 35번이나 반복된 자유라는 말속에는 ‘자유 시민’까지 등장했다. 그러면서 “국가 간,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우리가 처해있는 문제의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자유 시민이 선택한 반지성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지적한 것처럼 들린다.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자유 아닌가.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는데 그 반지성주의는 무슨 뜻인지 아리송하다. 반지성주의 역시 자유에서 나온 것 아닌가. 윤 대통령이 지적한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혹여 여소야대의 국회의석을 지칭한 것이라면 그야말로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으로 보인다. 그 반지성주의는 국민이 자유롭게 선택한 입법부 국회이다. 국민이 선택한 한 표의 자유에서 윤석열 대통령도 가능했다. 윤 대통령이 산책했던 한강 둔치에는 들꽃들이 만발해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했던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라는 표현이 실감나게 피어있다. 독재건 민주건 자유가 선택한 길이었고 우리는 지금 자유민주주의에서 숨 쉬고 있다. 여기에 어떤 또 다른 자유가 있는지는 알지 못하겠다. 국민은 법 테두리안에서 자기 하고 싶은 자유를 즐길 뿐이다. 그런 자유에도 꼬리표가 붙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취임사를 시작으로 앞으로 5년 동안 수많은 대국민 말씀이 이어질 것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주문하고 싶다면 조금 더 쉽게 말하시라. 그리고 국민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해야 국민이 되새기고 더욱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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