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후보들이 주역과 무속인 대리인인가

민심을 헤아리는 대책이 정책공약이어야

한국재난안전뉴스 편집인 |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단초를 제공한 여러 사건중 하나는 국정농단의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가 관여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도 빼놓을 수 없다. 이에 지난 2016년 10월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 때 연설과 홍보 분야에서 최(순실)씨에게 조언을 구했다”며 “같은 맥락에서 연설문의 표현 등에 도움을 얻었다”고 밝혔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알려진 미르재단에는 국내 굴지의 30개의 기업이 총 486억 원의 기부금을 냈고 여기에 청와대가 개입한 사건이었다.

 

두 재단의 첫 머리 ‘미르’와 ‘K’를조합하면 ‘미륵’이라는 것이다. ‘미륵’은 최순실씨 아버지인 최태민씨가 자신을 부른 호칭이었다고 한다. 미륵은 역사적으로 왕조 말이나 민심이 흉흉할 때 자신을 미륵이라 칭하며 역모를 꾸미거나 왕권 찬탈을 노린 이들이 스스로를 격상시킬 때 쓰는 호칭이었다. 미륵은 그런데 쓰라는 호칭이 아니다.

 

미륵불(彌勒佛), 즉 미륵은 불교적으로 보면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에 든 뒤 미래 세상에 나타나 사람을 구제한다는 상징적인 성인이다. 종교적으로 미륵불이 우리 눈앞에 등장한 것은 기원전후 로마와 그리스 등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을 받은 지금의 파키스탄 간다라지역에서 처음 불상이 등장하면서이다. 미륵은 희망의 아이콘이라는 점에서 지금도 전국 곳곳의 산사와 들판에 미륵불상이 있다. 또 그 미륵불이 올 때 향을 피우기위해 향나무와 소나무 등을 바다에 묻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매향비(埋香啤)가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는 왕조 교체기와 민심이 흉흉할 때 미래 희망을 찾기 위해 매향비를 세웠다.

 

하지만 그 희망의 아이콘은 예나 지금이나 정치집단에서는 민심을 아전인수식으로 이용하는 수단으로 행세하다 꿈도 펴지 못하고 몰락한 사례는 넘치고 넘친다. 우리가 드라마에서 익히 본 후삼국의 궁예(弓裔)가 삼국통일 대통령을 꿈꾸기 위해 지금의 강원도 철원일대에서 자칭 미륵불 행세하다 몰락한 장면이 그 중 하나이다.

 

우리 이름과 회사나 단체명을 보면 그냥 짓지는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소위 주역이나 종교적인 상징성을 뜻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주역과 종교성은 우리 일상이 됐다는 방증이다. 그런 좋은 의미를 지닌 이름과 회사명 그리고 단체명도 반드시 이름대로 되지는 않았다. 이름대로 위험을 관리하고 좋은 일만을 바라는 뜻으로 지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대장동 사태를 불러일으킨 화천대유와 천화동인도 주역의 궤를 따와서 작명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지금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벌써 관련인사 여러 명이 죽었고, 구속수감 중이다.

 

검찰총장에서 곧바로 대통령 후보에 나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손바닥에 왕(王)자를 써서 세몰이에 나섰다가 지금 그 왕자를 조언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무당과 도사들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선거캠프에 아예 무당과 도사들 집합체인 네트워크본부까지 두고 운용했다가 보도가 잇따르자 전격 폐쇄했다.

 

전직 대통령과 현 대통령 후보주변에서 벌어졌거나 벌어지고 있는 믿거나 말거나 측근들의 조력들을 보면 기가 막힌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제인 민주공화국을 무력화시키는 신정공화국을 꿈꾸는 듯 하다. 이게 제 20대 대통령을 뽑는 선거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후보들은 선거기간중 민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헤아리는 정책공약에 혼신을 다해야 한다. 민심이 곧 미륵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기획·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