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잦은 동해 지진, 후쿠시마 원전 덮친 쓰나미 교훈 찾아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재난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대비할 겨를을 주지 않을 때가 있다. 세월호도 그렇고, 가장 최근인 지난해 10.29 이태원 압사 참사도 그렇다. 이후 또 다른 형태의 재난도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이전 두 재난도 예측하기 어려웠던 것처럼 새로운 유형의 재난도 그럴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 흔히 봐온 지진이 우리나라에서도 심상치 않게 잦고 있는 게 우려스럽다. 새로운 유형의 재난을 예고하는 듯하다. 올해만 벌써 55차례나 지진이 감지됐다고 한다. 15일 오전 6시27분께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북위 37.87도, 동경 129.52도)에서 올해 들어 55번째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4.5로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커서, 강원과 경북 내륙 지역 주민들까지 흔들림을 느낄 정도였다는 보도이다. 동해시 인근 해역에선 지난 3월 22일 첫 지진 발생 이후 어제까지 55일간 55차례나 지진이 기록됐다. 동해안에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규모 2.0 이상 지진이 16차례 일어났다. 문제는 올해 들어 비슷한 위치에 지진이 집중되고 있고, 이 같은 잦은 지진이 대규모 지진으로 이어질지 아직 판단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진이 잦은 해역 인근에는 국내 원자력발전소 밀집 지역이라는 점도 우려를 더 하고 있다. 동해를 바라다보고 있는 경북 울진의 한울 1~6호기와 신한울 1호기, 경북 경주의 월성 2~4호기와 신월성 1·2호기, 울산 울주의 새울 1·2호기, 부산 기장의 고리 2~4호기와 신고리 1·2호기가 현재 운영 중이다. 이들 원전은 영남 일대를 가로지르는 양산 단층과도 매우 가까이 있다. 2016년 9월12일 규모 5.8 ‘경주 지진’의 원인을 제공한 단층이라고 한다. 원전 운영 주 무척 인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현재 가동 중인 발전소는 정상 운전 중”이라고 했지만 지진 강도에 따라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오염돼 가동이 중단된 것도 강도 9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때문이었다. 현재 한일 간 가장 첨예하게 떠오른 사안도 문제의 오염수를 해상에 방류하느냐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12년 전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과 그로 인한 쓰나미로 후쿠시마현(福島県)에 위치해 있던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누출된 사고를 말한다. 국제 원자력사고 등급(INES) 중 최고 위험단계인 레벨 7로 1986년 발생한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같은 등급이었다.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총 6기의 원자로 가운데 1·2·3호기는 가동 중이었고, 4·5·6호는 점검 중이었다. 그러나 대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로 인해 전원이 중단되면서 원자로를 식혀 주는 긴급 노심 냉각장치가 작동을 멈췄고, 3월 12일 1호기에서, 이후 이틀 뒤인 3월 14일에는 3호기 수소폭발, 15일에는 2호기 및 4호기 수소폭발과 폐연료봉 냉각보관 수조 화재 등으로 방사성물질을 포함한 기체가 대량으로 외부로 누출됐다. 이처럼 후쿠시마 원전은 콘크리트 외벽 폭발,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 화재, 방사성물질 유출, 연료봉 노출에 의한 노심용융, 방사성 오염물질 바다 유입으로 인한 해양오염 등으로 상황이 계속 악화했고 오염수 방류 문제는 지금까지 주변국의 날 선 시선을 받고 있다.

 

지진에 강한 일본이라 자부했지만, 후쿠시마 원전이 자연 재난인 쓰나미에 속절없이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 인명 피해는 물론 주변국 해양과 대기에 방사능까지 확산시킨 예이다. 자연 재난이 시간과 공간에 예고 없이 찾아올 때 그 재해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 사태였다. 잦은 지진은 그 대비를 하라는 신호일 수 있다. 이중 삼중의 대책을 살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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