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밀정 의혹 받는 '고속승진' 경찰국장...국민 눈높이 맞춰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우리는 지난 2016년 9월 7일 개봉한 한국 영화 밀정(密偵)을 통해 조선인으로 일본 앞잡이가 된 이정재 배우가 김구 등 독립투사들을 감시하고 고문하는 장면에 큰 충격을 받았다. 가끔 재방을 통해 네플릭스나 TV에서도 본다. 독립투사들은 고문과 감시 등으로 처절하게 궁지로 몰렸어도 밀정들은 치욕스런 일제 강점기 시절에 그들만 승승장구 했다.

 

그들은 광복후에 대한민국 경찰로 거듭났다. 개 버릇 못 감춘다는 말이 있다. 뿌리가 그렇다 보니 그들은 철저히 옛날 일제강점기 유전자를 물려받았는지 노동현장에서 비밀 활동을 통해 노동탄압에 앞장섰다. 일제 강점기 시절 밀정은 광복이후 프락치라는 말로 사회 곳곳에 침투해 독재의 앞잡이 노릇을 했다.

 

그 의혹을 받고 있는 김순호씨가 이번 경찰 인사에서 치안정감 자리를 6개월 만에 꿰찼다고 한다. 치안정감은 16만여명 경찰중 7명밖에 없다. 치안총감 바로 아랫 자리이다. 얼마나 큰 역할을 했서 초고속 급행 열차를 탓는지 알 바 아니지만, 야당의 극한 반대에도 불구, 이같은 인사가 이뤄지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다. 

 

지난 10월 유엔 인권이사회(UNHRC)은 한국을 이사국에서 탈락시켰다. 우리나라가 당연히 있어야할 자리를 방글라데시와 아프리카 국가에게 뺏겼다. 양보한 게 아니라 여전히 한국은 인권 사안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번 김순호 치안정감 승진자를 보면 그 답이 나온다. 과거 성균관대학교에서 독재와 맞서 싸우던 운동권 학생 출신이 군에서는 동료 운동권 학생을 감시하고 제대 후 어느 날 노동 현장에 투입해 동료들을 밀고하고 투옥시킨 혐의를 받은 인물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그 보상으로 경찰에 투신해 승승장구한 것으로 보도됐다. 삼국지 전법중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한다는 말처럼 그가 변절한 댓가는 순풍가도를 이어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오죽했으면 한 부처의 수장도 아닌, '국장(고위공무원)'을 지목해 야당이 즉각 해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을까.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동료를 밀고한 '프락치'로 의심받는 그가 초고속 출세하는 게 윤석열식 공정이고 정의, 상식인가"라고 비판하고 있다. 행정위 소속 이성민 의원은 "(김 국장의 승진은) 야당이 반대하든 국민이 뭘하고 하든 상관하지 않겠다, 이런 의지를 보여준 게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든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새겨들어야 한다. 그것도 '프락치' 의혹을 받는 이를 6개월마다 초고속 승진하는 인사는 여러모로 적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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