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 취임 6개월...현실 직시하고 겸허히 나아가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로 취임 6개월을 맞았다. 그 6개월은 우리가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크고 작은 사태와 참사가 있었다. 경제, 사회, 외교 등 분야에서 돌발 위기들이 릴레이식으로 이어졌다. 그러다보니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묻는 여론조사는 30%언저리에서 헤어날 줄 모른다. 무역적자는 이대로 가다간 연말까지 연속 8개월 적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당당해야할 대미외교는 투자를 해서 미 국민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도 홀대를 받고 있고, 자연재난과 압사 참사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은 무능력을 여과없이 노출시켰다. 그런데도 이를 따지는 국회 현장에서 국회의원을 조롱하듯 ‘웃기고 있네’라는 메모를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 수석 간에 주고받았다.

 

우리가 윤 대통령 취임이후 6개월을 지켜본 바로는 그야말로 김은혜 수석의 메모와 같다. 대통령부터 측근 참모들은 능력과 자질은 온데간데 없고 비속어와 비아냥거림으로 위기 상황을 돌파하려는 듯 보인다. 그런식이라면 백약이 무효될 수 있다. 내 책임은 없고 네 책임만을 추궁한다면 위기속에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

 

10 29 압사 참사로 책임규명에 나선 당국이 당시 유일하게 현장에 출동, 지휘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두고 있다고 소식은 윤 정부의 또 다른 단면을 보는 듯 하다. 전대미문의 상황에서 최성범 서장과 현장 수습에 나서고 있는 소방대원들의 모습은 전 국민이 새벽잠을 설쳐가며 본 실시간 현장 상황이었다. 국가 재난안전통신망까지 작동이 먹통된 상황에서 그나마 현장을 지킨 소방대원들인데도 이들에게 뭇매를 드는 당국의 조치는 ‘웃기고 있네’라는 말이 실감난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란 말이 있다. 경구로 많이 인용되는 말이다. 자기 처신을 경계하는 말이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해야 한다는 뜻이다. 남 탓 이전에 자기의 처신은 문제가 없는지를 끊임없이 경계하는 것인데도 그 말은 책속에서나 통용되는 말처럼 보인다.

 

국내외서 다양하게 돌출하는 연쇄 위기에 뭐하나 제대로 대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결과가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이다. 민심이다. 윤 대통령이 여론조사만 나오면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말을 반복해왔다. 지난 6개월 그렇게 바라본 국민은 윤 대통령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잘 못하고 있다가 60%가 넘는다. 윤 대통령은 30% 긍정 여론 뿐만 아니라 60% 부정여론도 챙겨야할 대통령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여론마저 싸늘한 지적질이 이어지고 있다. 공정과 상식이 작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남 탓이고, 국민 탓이고, 현장 책임자 탓으로 돌리는 건 불공정이다.

 

국가의 원대한 꿈을 국민과 공유하면서 역량을 결집해야할 윤 정부가 취임 6개월이 지났음에도 지지율은 오를 줄 모르고 크고 작은 국가 위기국면에 우왕좌왕 하고 있다. 윤 정부는 지금쯤은 국정을 제대로 살필 시기이다. 그런데도 뜬구름 잡는 화법으로 현실인식에 둔감해 보인다.

 

흘러나오는 말들은 대통령이 '지적 스타일'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몸에 밴 습관일 수 있다. 각 부처와 현장에서 나오는 소리를 들어야 답을 낼 수 있다. 지적아로는 답을 낼 수가 없다. 시간이 벌써 6개월이나 흘렀다. 세월을 낭비했다는 지난 6개월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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