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시진핑 3기 시대...더욱 정교한 韓中관계 모색해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했다. 5년 단위로 주석직을 연임하는 관례를 깨고 마오쩌뚱(모택통)이후 처음으로 3년임 시대를 열었다. 시 주석은 향후 자신과 함께 5년간 중국을 이끌어나갈 상무위원 7명 중 6명을 최측근 그룹인 ‘시자쥔(習家軍)’으로 1인 체제를 굳혔다. 그동안 중국을 이끌었던 공청단(공산당 청년단)과 태자당(혁명원로그룹 자제) 그리고 상하이방(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사) 등 출신들을 전원 퇴진시켰다. 시진핑 사상만을 따르는 측근으로만 단일 지도체제를 완성한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식 현대화와 국가안전이라는 구상을 제시했다. 한때 우리도 한국적 민주주의를 내걸었던 것처럼 이번 20대 당 대회 보고에서 중국식 현대화를 표명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이를 2035년까지 경제력으로 미국을 추월하자는 구호라고 풀이했다. 직접화법을 빼고 알 듯 말 듯한 말로 주변국들에 대한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라는 풀이이다. 격해지고 있는 미중간 대결을 우회해서 목표를 실현하겠다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가안전 이라는 표현도 강조했다. 미중 기술전쟁에 필요한 인재 육성과 제도를 더욱더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이다. 자립이다. 여기에는 식량, 에너지, 공급망 안전도 포함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는데 나를 따르라는 일인체제를 완성한 것이다.

 

당초 예상을 뒤집은 시 주석 측근 상무위원 6명은 다소 생소한 인물들이 등장했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연합 등도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하고 거기에 함께할 내각이 등장하면 외교의 틀과 방향이 달라진다. 중국도 다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대응전략도 달라야 한다. 다만 이번에는 시 주석 3연임이라는 큰 틀에 변함이 없다는 점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새로 표방한 중국식 현대화와 국가안전 목표에 한중간 경제와 외교의 길을 찾아야한다.

 

지난 10년간 시진핑 체제의 중국을 돌이켜서 앞으로 5년 중국 정책에 대비해야 한다. 시진핑 3기 시대는 윤석열 정부와 함께 한다. 집단지도체제를 벗어던지고 시 주석 1인체제가 이끌 중국의 향후 5년이 한반도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를 대응해야 한다. 가치와 기술 동맹으로 기울어져가는 한미 관계에서 돌아온 건 한중간 경제와 외교적 긴장관계라는 점에서 더욱더 정교한 대응책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외교는 중국에 드러내놓고 적대적 외교를 보일 필요가 없는데도 거침이 없다. 중국의 신장위구르 인권문제까지 나서야할 이유가 있었는지, 나섰다가 헛발질만 한 자충수를 뒀다. 정작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 상황을 토의하자는 결정 안에 기권했지만 우리는 찬성표를 던졌다. 투표 결과 토의는 부결됐다. 우리 속내만 드러낸 셈이다. 그러고도 이번엔 북한 인권을 들고 나왔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진출에 실패해 인권문제에 대한 발언권은 사라졌는데도 말이다. 대외 전략이 있는지를 의심케 한다.

 

드러내놓고 싫은 내색을 해야할 만큼 우리 주변 상황은 녹록지 않다. 우리 주변국과 활기가 넘쳐야 한반도 긴장도 해소될 수 있다. 활기보다 살기가 고조되는 한반도 상황은 결국 우리에게 피해를 줄 뿐이다. 백전노장 미국과 중국 지도자들의 전략에 우선해야할 것은 신중함이다. 하루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좌충우돌하는 외교는 자충수만 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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