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사원, 강원도 지급보증 불이행 파장 엄중하게 따져야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국가기관인 강원도가 금융시장에 강원도발 부도 우려를 낳고 있다. 지방 자치단체가 산업공단이나 테마파크 개발 등을 위해 설립한 공사를 위해 지급보증을 한 채권에 대해 만기일이 다가오자 오리발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강원도가 춘천 래고랜드 테마파크 개발을 위해 지급 보증한 기업어음을 부도내는 사태가 발생하자 긴급 지원에 나섰다.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와 같은 신용도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수혜를 입었지만 이번처럼 만기가 돌아오는 지급보증한 채권을 부도낸 경우는 흔치 않다. 지방자치단체도 연간 또는 장기 계획에 따라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강원도는 춘천에 래고랜드 테마파크 건설을 위해 레고랜드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44%의 지분을 참여했다. 이 회사는 2020년 특수목적법인(SPC) ‘아이원제일차’를 설립하고 대출채권 등을 담보로 2050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해 10개 증권사 등으로부터 사업 자금을 조달했다. 강원도가 지급 보증을 했으니 떼일 염려는 꿈에도 생각지도 못했지만 지난 5일 아이원제일차는 최종 부도처리됐다고 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 증권사 10곳과 멀티에셋자산운용이 레고랜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를 나눠서 매입했지만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거부하는 바람에 2050억원은 휴지조각이 된 셈이다. 금융시장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지난달 28일 “개발공사가 빌린 돈을 (강원도가) 대신 갚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법원에 회생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개발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인 아이원일차는 지난 5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번 강원도의 지급보증 이행 거부는 여러 가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수익성 없는 공약의 허실을 여지없이 보여줬다는 점이다. 또 사업의 연속성을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정권과 지자체장이 바뀌면 추진했던 사업과 공약이 어떻게 결론이 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선심성 공약과 전망이 불투명한 사업에 세금을 밑 빠진 독에 물붓기로 쏟고 있지만 성과가 제대로 나오고 있는지는 이번처럼 불투명한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각 지자체별로 투자했다가 소리 소문 없이 흉물로 방치되거나 헐값에 매각된 사업체들이 즐비하다.

 

문제는 이번처럼 지자체가 금융조달시 지급 보증한 경우이다. 이번에 지급보증을 믿고 채권을 매입해서 자금을 지원한 10여개 증권사들은 국내 대표 금융사이다. 강원도가 이들에게 지급보증을 못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심각한 신뢰위기를 야기했다. 동시에 개발이 절실한 다른 지자체들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다. 신용등급 최고등급을 내세워 저리로 자금을 조달한 관례를 깼기 때문이다.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시절에 착공해서 완공됐다지만 김진태 현 도지사가 만기도래한 채권은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다. 강원도가 지급 보증했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즉각 강원도에 지급보증 거부가 낳고 있는 파장을 물어야 한다. 가뜩이나 금리는 치솟고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시장에 폭탄급 금융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강원도가 부도를 선언한 셈이나 다름없는 사태가 전국 지자체에 유사 사례는 없는지도 점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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