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가 어쩌다 우리軍 미사일을 걱정하게 됐는가

한국재난안전뉴스 최종걸 편집인 | 지난 4일 밤늦게 강릉 군 기지 일대 주민들은 폭발 소리와 함께 섬광을 바라보면서 일대 혼란 속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어서 밤새 긴장과 초조함속에 갖가지 추측을 담은 문자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주고받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시점이라 강릉 시민들의 긴장감은 더했을지도 모른다. 해당 사고는 우리 군 당국이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 대응 사격으로 발사한 현무-2 탄도미사일이 발사 직후 비정상 비행 후 기지 내로 떨어진 낙탄에 따른 폭음과 섬광이었다. 천만 다행으로 기지내 골프장으로 떨어져 인명피해가 없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놀란 강릉 시민들은 잇따른 폭음과 섬광이 전쟁이 아니냐는 문자를 주고받을 만큼 당시 사태는 공포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군의 위기관리상황 대처를 다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훈련이 예고됐다면 당연히 사전 훈련을 전파했어야 했고, 예기치 못한 낙탄 사고가 발생했다면 즉각 기지 주변 시민들에게 이를 알렸어야 맞다. 사고 후 8시간만에야 미사일 낙탄 사고로 사과했다니 어의가 없다. 위기관리 대응에 빈틈이 없어야할 군에서 벌어진 일이라 그렇다. 전쟁으로 착각할정도로 문자를 주고 받는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일본 상공을 넘어 태평양에 떨어질 때 일본은 해당 미사일 비행지역 주민에게 대피령을 실시간으로 전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군 당국은 부대내 폭탄 소리와 섬광이 보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게 조차 훈련 상황이라고 되돌려 보냈을 정도이고 보면 국가 기관끼리 조차도 위기시 정보공유가 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니 군기지 주변 시민들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갖가지 상상력을 발휘해 위기전파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무-2 탄도미사일은 우리 군이 자랑하는 최신 미사일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고는 여러모로 군의 체면을 구겼다. 북한은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상황에서 이에 맞대응한 우리 최신 미사일이 오발탄으로 자칫하면 군과 시민에게 큰 피해를 입힐뻔한 사고 였기 때문이다. 불행중 다행은 탄두가 폭발하지 않아 인명과 재산피해가 없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하는 현실이다. 최첨단 무기체계의 핵심 미사일이 오발탄 사고로 드러난 이상 군은 철저한 원인규명과 사태수습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같은 계열 미사일에서 두 번째 사고라는 점에서 분명한 문제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다.

 

군은 북 미사일에 대한 대응 문제점 뿐만 아니라 훈련시 가능한 한 모든 문제를 대비해야 했던 점에서도 허점을 노출했다. 북한의 의도된 신무기 공개에 맞대응하는 훈련 상황이었다면 준비된 훈련이었어야 했다. 또 군 기지와 민간지역이 혼재된 상황에서 발생할 가능한 한 시나리오에도 신속하게 대응했어야 했다. 이번 북한 미사일 대응에서 군은 사고에다 시민 혼란까지 초래했다. 사고가 발생했으면 엠바고(보도유예)를 풀고 즉각 시민에게 훈련 상황임을 알려서 불안을 해소했어야 했다. 평소 훈련은 이럴 때를 위해 하는 것이다. 영상으로 보여진 군의 늠름한 무기체계와는 전혀 다른 대형 사고가 발생할 뻔한 사고였다는 점에서 와신상담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위기관리에 강한 군의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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